習 악수때 손 위로, 트럼프는 팔 툭툭 ‘기싸움’… 中황제가 제사 지내던 톈탄공원 함께 둘러봐
동아일보
입력 2026-05-15 04:302026년 5월 15일 0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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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회담]
9년 전 방중 때와는 달라진 예우… 은퇴 앞둔 서열 8위가 공항 영접
만찬메뉴는 황제요리 ‘화이양’ 영감… 美인사들 中감시 우려 클린폰 사용
오늘 ‘中권력 심장’ 중난하이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14일 정상회담은 약 9년 전인 2017년 11월 정상회담과 사뭇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당시 두 정상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이번에는 일종의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는 중국 측의 공항 영접도 9년 전과 달랐다.
● 두 정상, 만나자마자 ‘악수 기싸움’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손등이 위로 향하도록 손을 내민 뒤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이날 현지 시간 오전 10시(한국 시간 14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정상회담 직전 시 주석은 인민대회당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맞았다. 이때 인민해방군이 21발의 예포를 발사하고 의장대 사열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했다.
두 정상은 악수를 나누며 미소를 지었지만 시 주석의 손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보다 상당히 위에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악수를 하며 시 주석의 왼팔을 손으로 툭툭 쳤다. 일종의 ‘악수 기싸움’이란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13일 베이징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권력 서열 8위 한정(韓正·72) 국가 부주석을 공항에 보냈다. 한 부주석은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최고 수뇌부 7명으로 구성된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아니다. 그는 시 주석의 집권 3기가 시작된 2022년 10월 상무위원에서 내려와 사실상 정계 은퇴를 앞두고 있다.
2017년에는 양제츠(楊潔篪) 당시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주임이 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다. 양 전 위원은 당시 중국 외교의 사령탑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실세’로 꼽혔다.
표면적으로는 9년 전보다 권력 서열이 높은 중국 인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영접했지만 영향력이 쇠락한 노(老)정객을 보낸 건 진정한 예우가 아니라는 평가다.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당시 부주석이던 시 주석이 파격적으로 공항에 나갔다.
● 中 황제가 제사 지내던 톈탄 산책
국빈만찬 ‘건배’ 제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기념하는 만찬 도중 건배를 제안하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기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예우하기 위해 술잔을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AP 뉴시스정상회담 후 두 정상은 1420년 건립된 베이징 톈탄(天壇) 공원을 산책했다.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의 중국 황제들이 풍년을 위해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곡식을 바친 곳이다.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됐으며 중국의 문화적 자존심을 드러내는 장소로 꼽힌다.
이날 중국이 제공한 국빈 만찬 메뉴는 오리구이, 토마토 수프에 든 바닷가재, 소갈비, 야채 조림, 겨자 소스에 익힌 연어, 티라미수, 과일, 아이스크림 등이다. 중국 황제들이 즐겼으며 재료 본연의 맛을 중시하는 장쑤성의 ‘화이양(淮揚)’ 요리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두 정상은 15일 시 주석의 관저가 있어 중국 권력의 심장부로 꼽히는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차담을 겸한 회동을 갖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에는 이곳을 찾지 않았다. 시 주석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4년 11월 중국을 찾았을 때 공식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이곳에서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노타이’ 회담을 가졌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중국에 온 수백 명의 미국 대표단 대부분이 중국의 해킹, 감시 등을 우려해 주요 기능을 대폭 제한한 소위 ‘클린 폰(Clean Phone)’과 임시 노트북, 종이 문서 등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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