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뒤덮은 ‘고마워요 트럼프’ 현수막…“북한이냐” 비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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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현장마다 대통령 얼굴…‘공적 사유화’ 논란
전문가들 “감사 강요는 숭배, 위험한 신호”…외교에도 투영

미국 수도 워싱턴DC 한복판에 ‘감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님’이라고 쓰인 선전물이 설치돼 있다. 출처=스레드
미국 수도 워싱턴DC 한복판에 ‘감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님’이라고 쓰인 선전물이 설치돼 있다. 출처=스레드
미국 수도 워싱턴 DC 곳곳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선전용 현수막으로 뒤덮여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국립공원관리청(NPS)이 진행하는 공사 현장마다 “감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님”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논란이 됐다. 현수막에는 안전모를 착용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이 함께 인쇄돼 있다.

이 현수막들은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워싱턴 D.C. 환경을 정비하는 사업 현장에 집중적으로 설치됐다.

정부 기관이 특정 정치인, 그것도 현직 대통령 개인에 대한 감사를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DC가 2024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90.28%의 몰표를 던진 지역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반감은 더욱 거세다.

정부 기관이 국민 세금으로 진행되는 사업의 공로를 대통령 개인에게 돌리는 모습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북한의 모습이 딱 이럴 것”이라고 꼬집었고, 현수막에 욕설과 낙서를 한 ‘인증 사진’이 퍼지기도 했다.

법무부와 노동부 등 연방정부 건물 외벽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거대 현수막이 걸리면서, 공적 공간의 사유화와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사’에 대한 집착은 그의 정치 스타일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내각 회의에서 장관들이 돌아가며 자신에게 찬사와 감사를 표하게 하거나, 동맹국 정상에게도 감사를 요구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왔다.

이러한 ‘감사 정치’는 외교 무대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 JD 밴스 부통령은 2025년 2월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당신은 단 한 번이라도 ‘고맙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기도 했다.

이는 동맹 관계를 상호 존중이 아닌, 시혜를 베푸는 쪽과 감사를 표해야 하는 쪽의 위계 관계로 인식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한편 워싱턴 DC 내셔널몰 주변에서는 정부 주도 ‘트럼프 찬양’에 맞서는 풍자 예술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성년자 성 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을 영화 ‘타이타닉’의 남여 주인공 포옹 장면처럼 묘사한 동상이나, 그의 취향을 비꼬는 ‘황금 변기’ 조형물이 설치돼 행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국 정치의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노골적인 대통령 우상화와 이를 조롱하는 문화가 충돌하면서 워싱턴DC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이념 전쟁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

역사학자 다이애나 버틀러 배스는 NYT에 “정치인이 감사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불충으로 낙인찍는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며 “그것은 숭배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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