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산 원유의 수입과 운송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진 중국 기업 및 개인을 제재하겠다고 1일 밝혔다. 양국 외교, 경제 수장들이 이달 14, 15일 베이징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지난달 30일 전화 통화와 화상 협의에 나선 지 하루 만이다. 중국은 즉각 부당한 제재를 따르지 말라며 ‘제재 금지령’을 내렸다.
이날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는 이란산 석유 제품을 취급해온 것으로 지목된 중국 칭다오 소재 하이예 석유터미널을 포함해 국제 사회의 제재를 피해 이란산 원유를 실어 나르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 선박 운영 회사들을 제재하기로 했다. 특히 하이예를 지목해 “불법인 ‘선박 간 환전(STS)’ 방식으로 지난해 수천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 등을 수입했다”며 “이후 수십억 달러가 이란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또 이란 석유제품 운송에 관여한 영국, 파나마, 홍콩 선적의 선박·선박관리 회사와 금융기관 등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며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번 제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가까운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길 원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가운데 중국 기업을 제재해 정상회담에서의 협상력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것. 또 미국 재무부는 1일 해운업계를 향해 호르무즈 항행을 위해 이란 정부에 돈을 내거나, 안전보장을 요청할 경우에도 제재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2일 미국의 조치에 대해 “중국 기업의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부당하게 금지한 것으로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2021년 제정한 ‘외국 법률 및 조치의 부당한 역외 적용 차단 규정’을 근거로 미국 측의 제재 조치를 준수하거나 집행하지 말라는 금지령을 공포했다.
한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군 수송기가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홍콩 싱다오일보 등이 2일 보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사진에는 미 공군 제437 공수비행단 소속의 C-17 수송기가 1일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이 착륙하는 모습이 담겼다. 수송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 시 이용할 전용차와 기타 관련 지원 차량들이 실려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싱다오일보는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