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이용 국가가 책임지게” 또 파병 압박

  • 동아일보

韓中日 등 즉답 없자 불편한 심기… “도움 필요없다” 하루뒤 책임론 꺼내
“동맹들과 접촉, 더 많은 기여 요구”
다카이치와 백악관서 정상회담… “회담 시간 늘리자” 업무 오찬 취소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8일 밤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 공군의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앤드루스 합동기지=AP 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8일 밤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 공군의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앤드루스 합동기지=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만약 우리가 테러 국가 이란의 잔재를 완전히 제거해 버리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책임을 이를 이용하는 국가들이 지게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으로 실질적 이익을 얻는 동맹국들이 해협 통항 재개 및 관리를 위한 부담을 져야 한다고 또 한 번 압박한 것이다.

그는 앞서 14일부터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호위 작전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당 국가들이 참여를 거부하거나 즉답을 피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와 관련된 군사작전 참여 요구가 계속되는 가운데 19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군함 파견을 요청받은 국가 정상 중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첫 정상이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이날 두 정상은 회담 시간을 아끼기 위해 30분으로 예정됐던 업무오찬을 취소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점심시간을 아껴 회담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지지통신에 말했다.

● “트럼프, 동맹들과 계속 접촉하며 더 많은 기여 요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들이 책임지게 하면 “우리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일부 ‘동맹’들도 빠르게 움직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의 말처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를 한국, 중국, 일본, 유럽 국가들이 상당 부분 수입하는 건 사실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등으로 인한 원유 공급 및 유통 문제는 곧바로 국제유가에 반영된다. 미국 경제에도 곧바로 영향을 주는 구조인 것. 해협에 전력을 투입해 통항의 안전을 보장하는 게 미국의 이익에도 직결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 방어를 동맹의 부담 문제로만 접근하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전날 그는 “우리는 더 이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며 “일본, 호주,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자신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동맹국들을 비난하며 “도움은 필요 없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하루 뒤 다시 ‘호르무즈 해협 통제 책임’을 거론한 건, 동맹에 군함 파견 등의 방식으로 미국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폭스뉴스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 특히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유럽, 중동 동맹국 등과 계속 접촉하며 더 많은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맹들을 향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해 연일 오락가락하는 메시지를 내는 등 출구 전략을 못 찾아 초조해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 유가 잡기 위해 ‘존스법’도 두 달 면제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항구 간 운송 화물은 미국 소유 선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존스법(Jones Act)’을 두 달간 면제하기로 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언론 성명을 통해 존스법 면제 결정이 “석유시장의 단기적 혼란을 완화하기 위한 또 하나의 조치”라고 밝혔다. 단기적 조치이지만 미국이 안보 차원에서 규정한 존스법의 면제를 결정한 건 이례적이다. 이번에 면제 승인 대상이 되는 화물은 “석탄, 원유, 석유 정제품, 천연가스, 비료, 석유 정제품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 기타 에너지 파생 제품 등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2일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한 달 동안 해제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조치를 꺼내 든 건 그만큼 국내외적으로 고유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고유가에 따른 여론 동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미 해군의 호위를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대해 미 정부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전했다. 이를 통해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정부 수익을 노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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