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며 사망자가 648명으로 급증했다. 인터넷 차단 속 ‘밀실 처형’ 우려로 실제 사망자는 6,000명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국제사회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진은 11일(현지 시각)경 테헤란에서 열린 보안군과 시위대의 합동 장례 행렬. 엑스 갈무리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강경 진압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인권단체 보고가 나왔다. 특히 인터넷이 전면 차단된 상황에서 집단 학살과 대규모 사형 선고가 실시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시위 발생 16일째인 현재 최소 648명의 시위대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9일에는 사망자 수가 5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으나, 3일 만에 13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이 중에는 9명의 미성년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외부와 소통단절…‘밀실’ 만들어 처형
이란 내 영안실에서 시신 목록이 나오는 모니터의 모습. 사진 아래에는 안치된 전체 시신의 숫자가 250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엑스 갈무리이란 내 인터넷이 모두 차단되면서, 사망자가 파악된 것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IHR는 직접 검증과 2개의 독립 기관을 통해 검증된 사례만 집계했다며 “사망자 수가 이미 6000명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체포된 시위 참여자도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IHR는 이번 사태가 2019년 11월경 있었던 반정부 시위와 양상이 비슷하다며 수천 명이 희생됐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국이 외부와의 소통을 완전히 단절시킨 뒤 밀실에서 유혈 진압과 처형을 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신 수백 구가 안치된 테헤란 영안실 영상이 유출되는 등 참혹한 현장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테헤란 인근 카리자크 지역의 법의학시설에서 시신 250여 구를 확인하는 영상이 확산됐다. 이례적으로 이란 국영 IRIB방송까지 시신이 쌓인 창고 영상을 보도하며 인명 피해를 확인했다.
● ‘신의 적’ 굴레 씌워 속전속결 사형… “수천 명 학살할 것”
2026년 1월 10일 토요일, 인터넷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온 모습. AP/뉴시스반면 이란 정부는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다. 당국은 시위대를 ‘신의 적(mohareb)’이나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사형을 선고하고 있다.
지난 8일 수도인 테헤란 인근 카라지에서 체포된 에르판 솔타니(26)는 변호인 접견이나 정식 재판도 없이 체포 며칠 만에 사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14일 형 집행을 앞두고 있다.
IHR는 “정부가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공언하며 공정한 재판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며, 1980년대처럼 수천 명을 학살할 위험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마무드 아미리 모가담 IHR 국장은 “이슬람 공화국이 이란 국민을 상대로 인도에 반하는 국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보호 책임(R2P)’ 원칙에 따라 민간인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한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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