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美-佛 등에 방공무기 ‘SOS’
트럼프, 러에 휴전 압박 수위 높여
크렘린궁 “토마호크 우려 사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0일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에 맞서기 위한 서방의 장거리 무기 지원 등을 호소하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겨울을 앞두고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력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공습하면서 우크라이나 또한 동맹국들과 방공 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토마호크 미사일 등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각각 통화하며 방공 시스템과 미사일 추가 지원 등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이틀 연속 통화했다며 “미군과 긴밀히 협력해 방공 능력과 모든 방어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패트리엇 미사일을 비롯해 다른 방공 시스템, 원거리 타격 능력까지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가 미국이 우리에게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공할까 두려워한다는 걸 보고 듣고 있다. 이는 바로 그런 압박이 평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는 최대 사거리가 1600㎞에 달한다. 토마호크가 도입되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타격이 가능하다. 러시아는 토마호크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이스라엘로 향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이 전쟁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나는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보낼 수도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토마호크 미사일 공급을 원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보장하려고 한다. 이것은 한 단계 나아간 조치”라고 덧붙였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같은 날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토마호크 문제는 극도로 우려되는 사안”이라며 반발했다. 앞서 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지원한다면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는 파탄 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매년 겨울이 오기 전 우크라이나의 전력 인프라를 훼손하기 위한 집중 공세를 시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12일까지 일주일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3100여 대의 무인기(드론), 92발의 미사일, 약 1360발의 활공 폭탄을 쐈다. 민간 거주지와 함께 전력 인프라도 목표물이 됐다.
특히 11일에는 수도 키이우의 에너지 시설 등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가해 일시적으로 8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다. 12일 새벽에도 러시아의 변전소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 DTEK의 직원 2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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