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희생자 헬멧에 새긴 우크라 선수…IOC “사용 불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10일 15시 00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경기를 앞두고 훈련장에서 연습 주행을 하는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 헬멧에 전쟁으로 인해 희생된 동료 선수들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2026.2.10. 코르티나담페초=AP/뉴시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경기를 앞두고 훈련장에서 연습 주행을 하는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 헬멧에 전쟁으로 인해 희생된 동료 선수들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2026.2.10. 코르티나담페초=AP/뉴시스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27)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 올림픽에서 자국 전쟁 희생자들의 얼굴이 그려진 헬멧을 쓰고 출전하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지당했다.

헤라스케비치는 9일 이탈리아 코르티나 슬라이딩센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희생된 자국 선수들의 모습이 그려진 헬멧을 쓰고 연습 주행을 했다. 헬멧에는 알리나 페레후도바(역도), 파블로 이셴코(복싱), 올렉시이 로기노프(아이스하키), 미키타 코주벤코(다이빙), 올렉시이 하바로프(사격), 다리아 쿠르델(무용) 등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이 헬멧이 언론의 주목을 받자 헤라스케비치는 “헬멧에 그려진 사람들의 일부는 제 친구들이었다”며 “올림픽을 통해 전쟁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IOC는 헤라스케비치의 헬멧이 정치 선전물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며 경기 시 사용 불가를 통보했다. IOC 올림픽헌장 제50조 2항은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올림픽 경기장, 시설 또는 기타 지역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헤라스케비치는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무대를 밟았다.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에 이어 세 번째로 겨울 올림픽에 출전한 것. 그는 2022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한다‘(No War in Ukraine)’는 문구를 들어 보여 논란이 됐다. 이번 올림픽에서 헤라스케비치는 우크라이나 선수단의 개막식 기수를 맡아 자국 국기를 들고 가장 앞장서서 입장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 화면 갈무리)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 화면 갈무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헤라스케비치는 우리 투쟁의 대가를 세계에 알렸다”며 “우크라이나는 평화와 생명을 위하는 올림픽 운동의 역사적 사명에 충실하다. 러시아는 그 반대”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헤라스케비치는 “러시아 선수 13명, 벨라루스 선수 7명이 ‘개인 중립 선수(AIN)’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을 허용받은 결정에 대해 많은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IOC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고 있는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경우 국가 대표가 아닌 개인 중립 선수로만 인정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만 올림픽 참가가 가능하다. 이들은 개막식 등 국가별 참가 행사에는 참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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