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결과 나와… “자유당 1당 지킬 것”
자유당, 반미 정서 공략 지지율 반등
보수당, 트럼프 악재에 인기 추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및 주권 위협으로 반(反)트럼프 정서가 고조됐지만 경제난에 대한 유권자 불만 또한 큰 캐나다에서 28일 총선이 치러졌다. 현재로선 2015년부터 집권 중인 중도 좌파 성향의 자유당이 제1당 지위를 지킬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집값 급등, 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 불법 이민자 급증 등 자유당 정권의 실책을 비판하는 여론 또한 상당해 중도 우파 성향의 제1야당 보수당이 막판 추격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선거 결과는 캐나다 동부 표준시 기준 28일 오후 9시 30분(한국 시간 29일 오전 10시 30분)경 나올 것으로 보인다.
27일 캐나다 CBC방송이 집계한 주요 여론조사 평균치에 따르면 자유당의 지지율은 42.8%로 보수당(39.2%)을 앞선다. CBC는 자유당이 하원 전체 343석의 과반(172석 이상)을 단독으로 확보할 확률을 70%로 예측했다.
자유당은 2021년 총선에서도 승리했지만 단독 과반 확보에 실패해 강경 좌파 성향의 신민주당과 연정을 꾸렸다. 자유당을 이끄는 마크 카니 총리는 캐나다와 영국 두 나라에서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경제 전문가’다.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2015년 11월∼올 3월 재임)의 뒤를 이어 지난달 취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편입 주장을 “미쳤다(crazy)”고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유권자들의 고조된 반미 정서를 공략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보수당 대표는 감세와 복지 혜택 축소 등을 내세운다. 일각에서는 ‘캐나다의 트럼프’로도 불린다. 자유당의 친(親)이민 정책이 현재의 경제난을 야기한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한다. 경제난에 분노하는 젊은 유권자가 주로 보수당을 지지한다.
보수당의 지지율은 지난해 12월만 해도 자유당에 약 20%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뒤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 ‘캐나다 총리는 미국의 주지사’ 등 캐나다 비하 발언을 이어가면서 지지율을 역전당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많은 캐나다인이 자유당 집권기의 경제 실정에 대한 ‘분노’와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위협에 따른 ‘두려움’ 사이에서 어느 쪽에 표를 줄지 고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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