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IRA 공급망 교란” WTO제소… 美 “적반하장”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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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보조금 등 불공정”
美 “불공정 행위 계속한 건 中”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북미 지역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미명하에 중국산(産)을 차별하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미국은 “불공정 관행을 계속한 건 중국”이라고 맞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이 IRA로 인한 차별적인 보조금 집행을 시정해 달라고 WTO에 제소해 분쟁 해결 절차가 26일 시작됐다. 중국 상무부도 같은 날 “미국이 기후변화 대응,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IRA를 시행했지만 실제로는 미국산 제품만 구매하도록 강요하고 있어 본질적으로 차별적 속성을 띤다”고 주장했다. 이어 “IRA를 통해 중국 등 다른 WTO 회원국의 제품을 배제하는 건 공정한 경쟁을 왜곡하고 전기차 공급망을 심각하게 교란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IRA는 핵심 광물 및 부품을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우려국’에서 조달하지 않은 배터리를 장착하고, 북미 지역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13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이야말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중국 제조업체들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불공정한 정책과 관행을 고수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중국이 2012년 발표한 ‘에너지 절감 및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발전 계획’ 등에 따라 전기차에 파격적 보조금, 관공서 의무 구입 등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제소로 미국은 30일 안에 중국과 협의해야 한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WTO의 재판 절차가 시작된다. 중국이 승소해도 미국이 항소할 수 있어 분쟁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7일 베이징에서 미 상공업계·학술계 대표단을 만나 “중국이 과거 ‘중국붕괴론’ 때문에 붕괴하지 않았듯, 현재 ‘중국정점론’ 때문에 정점에 도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시각에 반박했다. 시 주석은 “각국 기업에 더 넓은 발전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투자 유치에 나섰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중국#미국#wto제소#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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