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찍었던 오하이오州, 낙태 합법화…바이든 “민주주의 승리” 환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8일 17시 05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AP 뉴시스
최근 두 차례 미국 대선에서 연거푸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던 오하이오주(州)에서 낙태권을 보장하는 개헌안이 주민투표에서 통과됐다. 낙태 합법화를 지지(pro-choice)하는 집권 민주당과 낙태 합법화에 반대(pro-life)하는 야당 공화당과의 대결 성격으로, 또 하나의 내년 대선 표심을 엿볼 풍향계로 꼽히는 투표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면서 환호를 보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낙태권을 주 헌법에 명문화할 지 여부를 두고 7일 실시된 오하이오주 주민투표에서 98% 개표 기준 찬성이 56.4%(반대 43.6%)로 과반을 획득했다. 오하이오는 전통적인 ‘경합주(swing state)’이지만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각각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바이든 대통령보다 8%포인트 높았다. 그런 주에서 대선을 1년 앞두고 민주당이 옹호하는 낙태권에 대한 찬성이 더 높게 나온 것이다.

이번 주민투표는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로 낙태권 존폐 결정 권한을 각 주로 넘긴 뒤 지역별로 진행돼온 ‘입법 전쟁’의 일환이다. 오하이오주를 비롯해 지금까지 7개 주의 관련 투표에서 모두 낙태권 보장 법안이 승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미 CNN 방송은 “이번 결과는 공화당이 인기를 끌던 오하이오에서도 낙태권이 지지 정당을 초월해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문제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가능한 많은 주에서 관련 입법 전쟁을 제기하며, 낙태권을 내년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미 TV 등에서 강간을 당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12살 소녀를 앞세워 낙태권을 금지하는 공화당을 겨냥한 선거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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