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이 싣고와 한번에 암매장”…수단서 버려지는 시체들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14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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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서 다르푸르' 지역 목격자 증언 확보
"신속지원군이 시신 구덩이에 버리라고 명령"
수단 신속지원군, 논평 요청에 응답 거부

수단에서 군부 세력 간의 교전이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단 신속지원군(RSF)이 주민들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것이 목격자의 증언에 의해 사실로 드러났다.

영국 BBC는 14일(현지 시간) 수단에서 피신한 목격자의 증언을 인용해 RSF가 ‘서 다르푸르’ 지역에서 시신 수십 구를 암매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경을 넘어 차드로 피신하기 전 거리에서 시체를 수습해 집단 무덤에 묻어주는 일을 하던 마알림(가명)은 ‘서 다르푸르’ 지역에서 직접 목격한 참상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수풀 속에 숨어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며 “우리는 시체를 묻기 위해 숲 속 묘지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RSF는 그렇게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RSF는 시신을 구덩이에 버리라고 명령했습니다.”라고 말하며 그 후 그 지역을 떠나라고 명령했다고 덧붙였다. 영상에는 시체가 트럭에서 집단 무덤으로 버려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마알림은 엘제니나 시 거리에 흩어져있는 시체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 제가 이 사진과 동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보여줬다는 사실을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된다면 저는 죽은 목숨입니다.” 라고 전했다. 사진에는 담요와 옷으로 덮여 있는 시신 수십 구와 이미 부풀어 올라 썩어가고 있는 시신도 있었다.

수십 구에 달하는 시신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차드로 피신한 많은 사람들은 RSF가 특히 ‘서 다르푸르’ 지역의 청년과 소년을 표적으로 삼아 은신처에서 강제로 내쫓고 살해했다고 말했다.

BBC는 RSF에 이 의혹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마알림의 증언은 7월 13일에 발표된 유엔 보고서의 내용과 일치했다. 유엔 보고서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서 다르푸르의 집단 무덤에서 RSF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최소 87명의 마살리트족과 다른 사람들의 시신을 처리하도록 강요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서 다르푸르’ 지역의 아랍계와 흑인 아프리카계는 수년 동안 대립해 왔으며, 20년 전 비아랍계가 정부의 차별을 비난하며 무기를 들자 최악의 폭력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과 정부군 간의 치열한 전투로 혼란에 휩싸여 있으며, 특히 RSF의 근거지인 ‘서 다르푸르’에서 최악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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