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만나려면 굶어라”…케냐 신자들, 집단 사망한 채 발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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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4월 24일 2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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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경찰이 24일 케냐 동부 말린디 해얀가 마을 인근의 종교 매장지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유튜브 ‘Guardian News’ 갈무리
케냐 경찰이 24일 케냐 동부 말린디 해얀가 마을 인근의 종교 매장지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유튜브 ‘Guardian News’ 갈무리
케냐 동부 지역의 교회 사유지에서 아사한 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대거 발견됐다. 이들은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야 한다”는 목사의 말에 따라 금식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케냐 경찰이 케냐 동부 말린디 해안가 마을 인근의 종교 매장지에서 총 48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미국 AP 통신이 24일 전했다. 어린이의 시신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찰스 카모 케냐 말린디 범죄 수사팀장은 “앞서 발견한 21구 시신에 이어 이날 26구의 시신을 추가로 발굴했다”고 보고했다.

당국 경찰 조사에 따르면 기쁜소식국제교회 지도자인 마켄지 은텐지는 신도들에게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고 신도들을 종용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겼던 주민과 인권단체 간사의 제보로 당국 경찰이 목사의 사유지를 급습했고, 그곳에서 이미 사망한 4명과 15명의 수척한 사람들을 발견해 구출했다. 신도들은 교회 인근에서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석 달간 금식과 기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처음 사건을 신고한 후세인 칼리드 하키 아프리카 소속 간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국에 의해 발견된 교회 신도의 한 명은 육체적인 고통이 심해 보였는데도 식사를 거부했다”며 “응급처치도 거부했고 기본적인 도움을 거부하며 죽을 때까지 단식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지난 15일 은텡게 목사를 체포하고 사유지 약 323만7000㎡ 면적의 샤카홀라숲을 봉쇄하고 발굴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경찰 당국은 은텡게 목사가 다음 달 2일 법정 심리를 앞두고 물과 음식을 거부한 채 구금된 상태로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은텡게 목사는 지난달 부모가 집에 가둬 굶겨 죽인 어린이 2명의 사망 사건에 연루되며 구속기소 됐다. 그러나 한화로 약 97만 원(10만 실링)을 내고 풀려났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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