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우크라서 격추된 MH17 “푸틴이 미사일 제공한 정황 발견”

  • 뉴스1
  • 입력 2023년 2월 9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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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피격된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깊이 관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 BBC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항공 MH-17 격추 사건을 조사해온 국제조사팀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당시 여객기를 격추한 미사일 제공을 결정했다는 “강력한 징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격추에 사용된 미사일은 러시아산 부크(Buk) 미사일로,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친러 반군이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팀의 디그나 반 보에첼러 네덜란드 검사는 “미사일 제공이 푸틴 대통령의 승인으로 이뤄졌다는 강력힌 징후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친러 반군이 미사일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됐다는 것이다.

조사팀은 감청한 전화 통화 등을 토대로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징후에도 푸틴 대통령을 기소할 만큼의 결정적인 증거는 불충분하다고 전했다.

또 조사팀은 러시아 당국의 비협조 등을 문제로 다른 용의자를 추가를 기소하기 위한 “모든 단서가 소진됐다”며 수사를 잠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MH-17편 여객기는 2014년 7월17일 암스테르담에서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중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방 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됐다.

당시 여객기에 탑승하던 승객 298명이 모두 숨졌고 이중 196명이 네덜란드 국적이었기 때문에 네덜란드 당국 주도로 국제조사가 이뤄졌다.

이후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조사팀이 기소한 4명 가운데 3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했고 한 명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수배 중이며 실제로 형을 살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동안 러시아는 격추 사건에 개입됐다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해왔다.

한편 이날 조사팀의 결론 발표를 두고 피해자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피에트 플로그 MH-17 참사재단 이사장은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바랐지만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지는 않았다”며 “기소되지는 않겠지만 전 세계가 푸틴이 무엇을 저질렀는지는 알 것이다”고 말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이번 조사팀 발표를 두고 증거 불충분으로 수사가 중단돼 깊이 실망했다면서도 “러시아에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조사팀 발표와 별개로 네덜란드와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를 MH-17 격추 사건 관여로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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