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스 구하지 못한 베일, 은퇴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30일 1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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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3차전 잉글랜드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후반을 벤치에서 지켜본 웨일스 주장 가레스 베일(오른쪽)이 0-3 패배를 확정하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웨일스가 1958년 이후 64년 만에 진출한 월드컵 본선무대를 결국 승리 없이 마쳤다. 웨일스는 30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큡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잉글랜드에 0-3으로 지면서 1무2패 B조 최하위로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이번 대회 1차전 미국전에서 페널티킥 동점골로 팀을 첫 경기 패배에서 구했던 웨일스의 에이스이자 주장인 가레스 베일(33)도 이날은 팀을 구하지 못했다. 그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반전 동안 공을 7번밖에 터치하지 못한 채 하프타임 때 브레넌 존슨과 교체됐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웨일스는 베일이 빠진 후반 5분 만에 첫 실점했고 이후 1분 만에 또 점수를 내주며 잉글랜드에 승기를 내줬다. 후반 13분에는 마커스 래시퍼드의 세 번째 골까지 터졌다.

잉글랜드 팬들은 자신들의 대표 응원가 ‘삼사자 군단(Three Lions)’의 가사인 ‘집으로 온다, 축구가 집으로 온다(It‘s coming Football’s coming home)’를 ‘너네는 내일 집으로 간다(You’re going home in the morning)‘로 개사해 부르기 시작했다. 결국 베일은 벤치에서 팀이 64년만의 월드컵을 승리 없이 마무리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웨일스의 가레스 베일(가운데)이 30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3차전 잉글랜드전에서 0-3으로 패한 뒤 선수들과 응원해준 관중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알라이얀=AP 뉴시스


올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FC에서 경기당 평균 30분을 뛰지 않았던 베일은 카타르에서 1, 2차전 풀타임을 포함해 이날까지 총 264분을 뛰었다. 베일은 “햄스트링이 불편했는데 경기 시작 후 상태가 더 안 좋아졌다. 전력질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라운드에 머무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라 느꼈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은 이미 적지 않은 나이의 베일이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베일은 이날 패배 후 “토너먼트에서 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해서 한 세대가 끝났다, 이런 건 아니라고 본다”며 “팀에서 원한다면 계속 대표팀으로 뛸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일은 “선수단 모두 실망이 큰 것은 맞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는 데에서는 모두가 당당히 고개를 들 수 있다”며 “이번 실수를 교훈삼아 3월 유로(유럽선수권대회) 예선부터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 시즌 로스앤젤레스FC에서 뛰고 있는 베일은 지난 시즌까지 레알마드리드에서 9시즌동안 뛰며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다섯 번 들어올린 웨일스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다. 그는 2006년부터 웨일스 대표팀으로 뛰며 A매치 111경기에서 41골을 넣었다. 이는 역대 웨일스 A매치 최다득점 기록이다.

롭 페이지 웨일스 감독도 월드컵을 마친 뒤 “베일은 계속 대표팀을 뛰고 싶어 한다. 목마름과 열망이 있다. 베일이 팬들에게 기립박수를 받는 모습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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