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국제

러, 유럽엔 가스 잠그고 中엔 더 열고… ‘에너지 무기화’ 가속

입력 2022-06-20 03:00업데이트 2022-06-20 03:06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유럽 남부행 터키스트림 일시 중단
노르트스트림 축소 운영 獨등 타격
“유럽, 올겨울 가스배급제 가능성”
中수출은 확대 ‘대러 제재’ 무력화
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 포럼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 뒤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왼쪽)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러시아에 적극 협력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며 러시아를 추종하라고 주장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뉴시스
러시아 국영 정유사 가스프롬이 이달 21일부터 28일까지 흑해 해저 송유관을 통해 러시아와 터키를 연결하는 ‘터키스트림’ 가스관 운영을 중단한다고 18일 밝혔다. 2020년 개통된 길이 1100km의 이 송유관은 터키를 포함해 터키와 국경을 면한 그리스,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유럽 남동부 국가에 연 315억 m³의 가스를 공급해 왔다. 앞서 러시아가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 맞서 이달 초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공급을 대폭 줄인 데 이어 터키스트림까지 잠그는 등 연일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스프롬 측은 “가스관 운영 중단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연관이 없다. 관련국과도 사전에 조율했다”며 미리 예정됐던 점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공급을 대폭 줄일 때도 “가스 터빈 엔진 제작사인 독일 지멘스가 제때 애프터서비스를 해 주지 않았다”는 석연찮은 이유를 댔다. 이를 감안할 때 사전 점검 때문이라는 이번 해명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1주일 후 러시아가 터키스트림 운영을 재개할지도 미지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미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공급 축소로 독일은 물론 독일로부터 러시아산 가스를 받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서유럽 주요국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현 상황이 이어지면 올겨울 유럽 주요국에서 가스 배급제를 실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 등은 전망했다. 에너지 대란이 심해지면 서방이 러시아에 가한 제재의 동력 또한 약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러시아가 중국에 대한 에너지 수출량을 대폭 늘리기로 한 것도 서방 제재의 효용에 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국영 에너지기업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은 17일 가스프롬과 극동 지방의 가스 공급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협정서에 서명했다. 러시아는 이미 연 500억 m³ 내외의 가스를 중국에 공급해 왔는데 이번 협정으로 중국 공급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국제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