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방 재무장관들, 러 G20연설에 퇴장…러 “정치화 말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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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1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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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등 서방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일부가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 재무장관의 연설에 항의해 집단 퇴장했다. 크리스티나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 트위터 사진 캡처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등 서방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일부가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 재무장관의 연설에 항의해 집단 퇴장했다. 크리스티나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 트위터 사진 캡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러시아측 연설을 앞두고 미국과 서방의 재무장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의미로 집단 퇴장했다.

한국은 러시아측 연설 전 이미 발표를 마쳤고 집단 퇴장엔 동참하지 않았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회의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G20 재무장관 비공개 회의에서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오른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의 화상 발언이 시작되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을 비롯해 다른 서방의 재무장관들이 집단 퇴장했다고 보도했다.

전체 참석자는 55~60명 정도였는데, 집단 퇴장에는 옐런 장관을 비롯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크리스티나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 시그리드 카그 네덜란드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 요아임 나겔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총재, 티프 맥클렘 캐나다중앙은행 총재 등이 참여했고, 이들은 실루아노프 장관의 발언이 끝난 뒤 복귀했다.

프랑스 대선으로 인해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한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실루아노프 장관의 연설이 시작되자 르메르 장관은 화면을 껐다고 한다. 화상으로 참여한 또 다른 참석자들도 화면을 끄면서 보이콧에 동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보이콧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 이후 세계 최대 경제국들이 러시아를 얼마나 외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 성명을 통해 “국제 질서의 핵심을 위협”하는 “근본적인 국제 규칙과 규범에 대한 공격”이라고 “가장 강력한 용어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다.

프리랜드 부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러시아의 발언 때 집단퇴장한 인사들이 IMF 본부 로비에 모여 있는 사진을 게재하며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은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의 침략과 전쟁범죄에 앞에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랜드 부총리는 회의장에 참석한 러시아 대표단을 향해 전쟁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도록 설득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회의장엔 티무르 막시모프 러시아 재무부 차관이 직접 참석했다.

다만, G7 국가들 중에선 일본과 이탈리아, 독일 재무장관은 이번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자리를 지켰다. 한국은 러시아 발언 전에 연설을 마친 상태였다.

앞서 미 재무부는 이번주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총회에 맞춰 잇따라 열리는 국제회의와 관련한 옐런 장관의 참석 일정을 공지하면서 러시아가 참여하는 G20 재무장관 회의의 일부 세션에 불참할 것이라는 입장을 예고한 바 있다.

옐런 장관은 이달초 올해 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에 러시아가 포함된 세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었다. 옐런 장관은 전날(19일)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과 단독 회담에서도 “러시아의 잔혹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단호히 규탄하고, 세계 경제에서 러시아가 평상시처럼 거래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우크라이나측은 이번 회의에 초청국 자격으로 러시아의 차례 전에 연설을 했으며, 옐런 장관 등이 집단 퇴장할 때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재무부 관리는 재무장관들이 러시아의 참여 전에 보이콧을 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해 왔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등의 퇴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G20 회의는 항상 경제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회원국 간 대화를 정치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의 침공에 항의하는 집단적인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공동 성명도 나오지 못했다.

(워싱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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