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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국제

2년전 득세했던 美진보파 정책들 2년만에 나락…“힘 잃는 국면”

입력 2022-01-18 12:05업데이트 2022-01-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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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 과정에서 급진적 입장의 후보들이 오랜 기간 선두를 차지했었다. 이들은 의료보험, 주택, 기후,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워싱턴 정가는 물론 유권자들도 놀랄 만한 파격적 공약들을 쏟아냈었다. 이들이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면서 다른 후보들까지 기존 민주당 입장에서 벗어난 정책을 받아들이기 급급했었다.

그러나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좌파들의 열기가 크게 가라앉았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동안 진보주의자들은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의료보험체계 개혁, 최저임금 2배 인상과 학자금 부채 탕감, 이민정책의 전면 수정, 기타 사회 및 교육 개혁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지나치게 낙관적이던 이들 공약이 최근 몇 달 새 바이든 대통령 경제 정책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약해짐에 따라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당내 주요 선거 전략가들은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하지 않으려면 공약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이 득세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이는 것들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나 버니 샌더스 의원처럼 혁신적인 주장을 펴던 시절은 오래전에 지나갔다. 그들을 포함한 진보파들은 조 맨친 상원의원이나 키르스텐 시네마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두번째 인프라 투자 확대 법안인 ‘더 나은 재건법(Build Back Better Act)’을 무산시키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다. 민주당이 상원에서 1석의 우위를 점하는 상황에서 두 의원은 법안의 성패를 좌우하면서 법안의 골격을 흔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정책 법안들이 형해화(形骸化)하는 것은 민주당이 다수당임에도 불구하고 진보공약을 관철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대법원에서 공화당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함에 따라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도 넘기 힘든 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대기업의 경우 백신 접종 또는 검사를 의무화한 대통령령을 무효화함으로써 정부의 코로나 대응 노력에 타격을 가했다.

연방정부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이 순조롭지 못한 것도 현 정부의 정책 수행이 차질을 빚는 원인이다. 또 물가가 치솟는 국면은 획기적인 예산 지출을 지지해온 진보주의자들로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샌더스·워런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에 자문해온 봅 호케트는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 당시 “내 생애 어느 때보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맨신의원과 시네마 의원의 처신만 바라고 있다. 모든 것이 김이 샜다고 말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각 정당들은 현실보다 더 과감한 공약을 내세우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민주당의 진보적인 공약들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래 적지 않게 추진되는 것도 사실이다. 1조9000억달러(약 2256조원)에 달하는 경기부양 법안이 노동시장에서 노동자들의 힘을 강화했고 임금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엔디코트 대학 복지역사학자 조슈아 매케이브는 진보주의자들은 현재 “힘을 잃는 국면에 있다. 새로운 계획을 제시할 여지가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뒤 예전에 진보주의자들이 생각하던 사람이 아님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다만 진보파들이 민주당의 세력을 상당히 잠식했고 바이든 정부에 진보파 인사들이 다수 포진한 것이 사실이다. 그 덕분에 진보파들이 자신들이 구상하는 국가개조를 장기적으로 추진할 여지가 여전히 남아 않다.

2020년 후보 선거에서 샌더스를 지지했던 로 칸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진보적 변화는 몇 세대에 걸쳐 이뤄야 할 개혁이다. 향후 10년 동안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 비전을 실현해야 하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은 2020년의 후보 선거가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환상에 빠진 사고가 특징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인플레이션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는 여론이 높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나아가 공화당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로 확정된 것은 중도적이라는 평판 덕분이라고 지적한다.

하원 조세무역위원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을 자문했던 도널드 슈나이더는 중도적이라는 평판을 받은 카말라 해리스 전 상원의원도 10조달러(약 1경1880조원)의 환경법안을 공약했고 샌더스는 50조달러, 워런은 20조 달러를 추진했지만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구제법안은 1조7500만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진보파 민주당원들의 공약이 쇠퇴하면서 미국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 진보파들의 진단이다. 팬데믹 동안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2조달러 늘어난 반면 홈리스들이 4년 연속 늘어나고 있고 지구온난화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추진중인 ‘더 나은 재건법’이 최종적으로 실패한다면 진보주의자들의 꿈이 실현될 가능성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올 가을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민주당이 다시 의회를 장악하기까지 최소한 몇년은 걸릴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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