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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단독]日내각, 사도광산 세계유산 신청 이견… 기시다 결정에 달렸다

입력 2022-01-17 03:00업데이트 2022-01-17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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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관장 문부성은 신청 방침… 외무성은 ‘제2 군함도’ 우려 부정적
日, 군함도 등재 때 “강제노역 명시”, 약속 불이행에 유네스코 “강한 유감”
신청해도 韓반대 땐 등재 쉽지 않아… “7월 선거 위해 강행해야” 의견도
일본 총리관저가 일제강점기 때 최소 1141명의 조선인 노동자를 동원한 니가타현 사도시의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더라도 한국의 반발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현지 민심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신청을 강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총리관저 내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최종 판단만 남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네스코 신청 마감일(2월 1일)까지 15일 남은 상황이다.

16일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 관계자에 따르면 사도 광산 유네스코 신청 관련 논의는 정부 내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해 현재 총리관저가 주도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을 관장하는 행정부처인 문화청과 문화청의 상위 부처인 문부과학성은 “신청해야 한다”고 방침을 정했다. 문화청 자문기구인 문화심의회는 앞서 지난해 12월 28일 사도 광산을 국내 추천 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문화심의회 추천 후보를 예외 없이 유네스코에 신청했다.

하지만 외무성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사도 광산 유네스코 신청을 추진할 경우 2015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군함도(하시마 탄광) 등 ‘메이지 산업혁명유산’과 한 묶음으로 엮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은 군함도 등을 등재할 때 “많은 한국인 등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치에서 강제로 노역했다는 역사를 제대로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020년 6월 도쿄에서 문을 연 산업유산정보센터에는 메이지시대 산업화의 성과를 미화하는 내용으로 채웠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일본의 약속 불이행을 지적하며 ‘강한 유감(strongly regret)’을 밝혔다. 일본은 올해 말까지 세계유산위원회의 지적 사항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자민당 관계자는 “정부 내에서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결국 총리관저가 정치적 판단을 내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총리관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사도 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해도 한국이 반대하면 등재되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들은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가 군함도 건으로 일본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5월 니가타현 지사 선거,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특히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은 니가타현 선거구에서 2016, 2019년 잇달아 패했다. 총리관저 내에는 ‘3연속 패배를 막기 위해 니가타 민심을 자극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외교 소식통은 “세계유산위원회의 최종 결정은 내년 6월경에 나온다. 총리 주변에서 ‘한국이 반대하든 말든 이번에 신청해야 참의원 선거에 유리하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전했다.

일본은 태평양전쟁 기간에 구리, 철, 아연 등 전쟁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사도 광산을 활용하면서 조선인을 강제 동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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