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40년만에 ‘역사결의’ 채택…시진핑 장기집권 길 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1일 2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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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뉴시스
신화/뉴시스
중국공산당은 100년간 두 번의 역사결의를 채택했다. 역사결의는 중국공산당이 중요한 분기점에서 택하는, 말 그대로 역사적인 문건으로 중국공산당의 시대를 구분 짓는 일대 사건이다. 1945년의 첫 번째 역사결의는 마오쩌둥을 중국공산당의 유일한 지도자로 격상시켰다. 두 번째 역사결의는 1981년에 있었다. 마오 사후 권력을 쥔 덩샤오핑은 마오의 과오를 분명하게 지적하는 역사결의를 택함으로써 비로소 자신의 시대를 열 수 있었다. 이번 세 번째 역사결의로 시 주석이 마오와 덩을 잇는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11일 발표된 공보에서는 이번 6중전회에서 논의된 내용 전체를 간략하게 소개했지만 역사결의 전체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공보에 따르면 이번 6중전회는 “중국공산당이 시 주석의 당중앙 핵심 지위를 인정하고, ‘시진핑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 것은 전 인민의 공통된 염원을 반영한 것으로, 신시대 당과 국가사업 발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역사 추진에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규정했다. 중국을 미국과 겨룰 수 있는 강대국으로 성장시키는 데 시 주석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은 당대 중국 마르크스주의, 21세기 마르크스주의, 중화문화와 중국정신의 ‘시대적 정수’”라면서 “이는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시진핑 사상’은 시 주석을 중심으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자는 중국공산당의 지도 사상이다.

이번 6중전회에서는 마오쩌둥-덩샤오핑-시진핑으로 이어지는 ‘중국 3대(大) 지도자론’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런 표현이 공보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 시 주석 전임인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성과도 짧게 포함돼 이들을 배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이번 6중전회가 역사결의를 채택하면서 단순히 중국의 역사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중국 성립 100주년인 2049년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점도 눈에 띈다. 시 주석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래 목표를 제시한 것은 시 주석 장기집권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이번 결의는 국가 최고 지도자의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측면은 1, 2차 결의와 비슷하지만, 전임자들의 과오를 적시하기보다는 중국공산당 100년의 역사를 통째로 긍정하는 논조를 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덩샤오핑(鄧小平)이 2차 결의를 채택했을 당시 마오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하지만 시 주석은 전임자들이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도 역사결의를 채택하면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권력자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을 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공산당 내에 여전히 ‘반 시진핑(習近平)파’가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자신감이 반대파의 결집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12일 오전 ‘6중전회 정신’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날 설명회에는 왕샤오휘(王曉暉) 중앙선전부 부부장(차관급), 장진취안(江金權)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취칭산(曲靑山) 중앙당사·문헌연구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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