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하루 확진자 1만명 육박…올림픽 강행 ‘대책 없는’ 스가, 침묵

  • 뉴스1
  • 입력 2021년 7월 29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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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밤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1.7.23/뉴스1 © News1
23일 밤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1.7.23/뉴스1 © News1
9576명. 전날인 28일 하루 동안 일본 전역에서 나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숫자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90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야말로 메가톤급 충격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사태가 발령됐음에도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수도 도쿄도의 상황은 유난히 심각하다. 전날 도쿄에서는 3177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 역시 역대 최대치다. 최근 1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는 1954.7명으로 전주(1277.6명)의 153.0%였다.

앞서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구성한 전문가 회의 대표인 오미 시게루 코로나19 대책 분과회 회장은 지난 20일 인터뷰에서 “8월 첫째 주에는 도쿄도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00명에 가까운 숫자가 될 수 있다”고 예견했다. 그런데 8월이 채 되기도 전에 신규 확진자 수가 이미 3000명을 훌쩍 넘어버린 것이다.

일본이 채택하고 있는 이른바 ‘버블 방역’에 벌써부터 구멍이 뚫렸다는 평가다. 버블 방역은 도쿄올림픽 관련 외국 입국자를 올림픽 경기장, 숙소 등에서 큰 비눗방울처럼 감싸 외부와 격리한다는 뜻이다. 지난 26일 기준 도쿄올림픽 관련 해외 입국자는 3만8484명이다. 그러나 지난 1일부터 집계된 도쿄올림픽 관련 신규 확진자 수만 174명이다. 신규 입국한 외국인들을 제대로 통제하기 힘들다는 것이 이미 현실에서 증명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도 일본 정부는 올림픽 중도 취소 가능성은 없다며 급한 불 끄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27일 총리관저에서 기자단이 올림픽 취소 가능성에 대해 묻자 “사람의 흐름이 감소하고 있어 그런 걱정은 없다”며 안이한 인식을 드러냈다. 올림픽 개막 전에는 재연기나 취소를 주장했던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아즈미 준 국회대책위원장과 국민민주당의 후루카와 모토히사 국회대책위원장조차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림픽 취소는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도쿄도와 인접한 사이타마, 가나가와, 지바 등 수도권 3현은 중앙정부에 긴급사태를 발령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지지통신에 따르면 지난 27일 스가 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각료들은 이에 반대했다. 이유는 긴급사태를 확대하면 ‘올림픽 취소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긴급사태를 발령하더라도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긴급사태를 발령해도 효과가 없다는 것은 도쿄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다른 관계자도 “긴급사태는 의미가 없다”며 비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간 “전 세계에서 40억명이 TV로 올림픽·패럴림픽을 시청한다”며 올림픽 개최에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해 온 스가 총리는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입을 꾹 닫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전날 기자단의 취재 요청을 거절했으며 총리관저를 나설 때 쏟아지는 질문에도 침묵을 지켰다. 이날 오전에는 “국민에게 메시지는 없는가”라는 질문에 “오늘 감염 상황을 확인하고 나서 설명하겠다”고 짤막하게 대답하는 데 그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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