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이 말하면 주가 떨어진다…연준 의장 ‘말투’ 등락에 영향

  • 뉴스1
  • 입력 2021년 7월 22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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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2018년 통화 정책을 설명할 때 대중의 언어로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월가 변호사 출신의 파월은 수 십년 만에 처음으로 연준의장에 오른 비경제학이자 비유대인이다.

그리고 지난 3년 반 동안 그의 어조를 분석한 결과 파월은 주가를 ‘가라 앉히는’(downer)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 의장 어조 따라 S&P500 지수 2%p 차이

파월과 전임자들의 연준 의장 기자회견과 금융시장의 반응을 인공지능(AI)과 음성분석으로 분석한 결과 파월은 금융시장에 가장 부정적 영향력을 끼쳤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월과 비교하면 전임자인 재닛 옐런 현 재무장관은 중립적이었고, 옐런의 전임자인 벤 버냉키는 상대적으로 금융시장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치어리더’와 비슷했다고 로이터는 비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사용하는 감정적 어조(tone)는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와 무관하게 주가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보고서를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의 연구팀이 이달 전미경제연구소(NEBR)에 발간했다.

버클리 연구팀은 2011년 4월부터 2019년 7월까지 36차례 연준 의장 주재 기자회견에서 나온 692개 질문에 대한 버냉키, 옐런, 파월의 반응을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과 녹음된 음성 정보를 기반으로 분석했다.

머신러닝 기술로 음성정보를 기쁨(happy), 기분 좋은 놀라움(pleasantly surprised), 중립(neutral), 슬픔(sad), 화남(angry) 등 5개로 나눴다.

분석 결과 연준 의장들이 실제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형성되기를 기대했던 것과 그 효과는 사뭇 달랐다.

의장의 어조가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뉴욕증시의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이 최대 20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 차이가 났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비통하다’(heartbroken)와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하며 감정의 범주가 넓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대중이 정책 메시지를 완전히 올바르게 받아 들이는 데에 수행 기술의 수준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의 기술적 분석에 천착하는 채권시장의 경우 연준 의장의 어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트럼프 임명한 파월의 연임 여부 관심

금융시장은 중앙은행 수장들의 성명에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언어는 성공적 통화정책에 있어 중요한 수단이다. 대중이 경제와 중앙은행 정책의 전망을 형성하면 정부는 대중의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로 인해 2006~2014년 연준 의장을 지낸 버냉키는 재임기간 중인 2011년부터 분기 마다 기자 회견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통화정책결정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실시해 중앙은행을 둘러싼 ‘신비한’ 비밀주의의 전통을 깨며 시장과의 소통에 더 큰 방점을 뒀다. 2018년 의장에 오른 버냉키는 기자회견 횟수를 1년에 8차례로 늘렸다.

연준 의장이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감성력에 대한 이번 연구는 내년 초 파월 의장의 첫 임기가 끝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워싱턴 정가는 파월의 연임 여부를 고심중이다.

지금까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는 파월 의장의 정책 실행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미 정부 관리들은 로이터에 말했다. 경제학자들 역시 파월 의장의 연임을 예상하고 있다.

AI가 파악한 파월 의장의 어조가 부정적일 수 있지만,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그의 소통 방식을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올초 나온 기관투자 설문 조사에서도 연준은 정책 설명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지가 메시지가 담고 있는 내용만큼이나 잠재적으로 중요할 수 있다고 버클리 연구팀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연준 의장의 자질 중 하나에 ‘음성 제어’(voice control)를 더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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