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코로나19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기원설 조사를 이라크전쟁에 빗대 이라크에서 있지도 않은 대량파괴무기(WMD)를 찾는 격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30일 미국 정보당국의 코로나19 기원조사에 관한 사설에서 “미국은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며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 많은 과학자들이 말하려는 것을 통제하려 한다”며 “미 중앙정보국(CIA) 과 여타 정보기관들은 정치적 목적으로 거짓말을 조작한 오랜 기록을 보유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그들은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 사담 후세인 정권이 WMD를 소유하고 있다고 거짓말 했지만 완전히 거짓으로 드러났다”면서 “미국이 18년 전처럼 증거를 조작해 국제사회를 속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2003년 사담 후세인 독재 정권이 WMD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라크 전쟁을 개시했다. 전쟁으로 후세인 정권을 축출했지만 WMD는 발견하지 못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정보기관에 의존해 미국이 주도하는 조사의 동기와 목적은 분명하다”며 “미국 정보당국은 세계가 오래 전 알게됐듯 악명 높은 기록을 보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제기했던 이라크 WMD 보유설을 한 사례로 들면서 “신뢰할 수 없는 정보기관이 수행한 조사 결과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최근 코로나19의 우한 연구소 유출설이 급부상하자 미 정보당국에 바이러스의 기원을 추가 조사해 90일 안에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3일 비공개 미국 정보기관 보고서를 인용해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 3명이 2019년 11월 코로나19에 걸렸을 때와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우한에서 첫 공식 보고된 뒤 전 세계에 퍼졌다.
미국 정보당국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의 자연 발생설과 연구소 유출설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바이러스의 연구소 기원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WHO는 올해 1~2월 우한 현장 조사를 마친 뒤 코로나19의 연구소 유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제한으로 인해 조사 범위가 한정적이었고 WHO가 주요 자금원인 중국의 눈치보기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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