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유혈사태, 폭력 시위대 탓”…‘600명 사망’ 현실 외면

  • 뉴스1
  • 입력 2021년 4월 9일 1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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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는 아이들마저 아무 죄없이 죽어가는 암담한 국내 현실을 외면한 채 지난 2월1일 쿠데타 이후 자신들이 해온 끔찍한 행동들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만 급급했다.

CNN 수석 국제 특파원 클라리사 와드 취재팀은 지난달 말부터 일주일간 미얀마 내부 상황을 취재하고 돌아온 뒤 8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CNN 팀은 지난달 31일부터 6일까지 군경의 호위를 받으며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네피도를 취재하고 자우 민 툰 미얀마 군부 대변인을 인터뷰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우 민 툰 대변인이 말하는 미얀마의 현실과 실제 현실은 너무나 달랐다.

자우 민 툰 대변인은 인터뷰 당시 미얀마에서 사망한 사람은 모두 248명이며 이중 10명의 경찰관과 6명의 군인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발표한 사망자 수인 600명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그는 “미얀마 내 유혈사태의 책임은 폭력적인 시위자들에게 있다”며 “우리는 지난해 부정 선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을 보호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폭동을 진압할 때 사망자가 발생할 수는 있겠지만 아무런 규율 없이 총격을 가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인과 목격자들이 찍은 영상에는 군인들이 민간인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고 보안군이 소총으로 구금된 사람들을 구타하거나 시신을 끌고 거리를 지나가는 끔찍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지난 7일 미얀마에서 추방된 유엔 특사에 따르면 민간인들이 죽어가는 것 이외에도 미얀마에서는 현재 3000명이 넘는 사람이 군부에 의해 구금되어 있고 이들의 가족들은 언제 죽을지 몰라 두려움에 떨고 있다.

특히 유엔아동기금인 유니세프가 미얀마에서 쿠데타 이후 46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한 가운데 CNN은 죽은 아이들이 아무 죄도 없이 집에 있거나 밖에서 놀고 있을 때 군인이 쏜 총에 맞았다고 보도했다.

CNN이 이러한 사실을 언급하자 자우 민 툰 대변인은 “우리가 아이들을 겨냥해 총을 쐈다는 증거를 제시하라”며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우리는 이에 대해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우리는 군인으로서 무고한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현재 구금된 아웅산 수치가 지난해 선거에서 저지른 부정선거를 조사하겠다는 명목으로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선거를 치르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을 전망이다.

자우 민 툰 대변인은 “아직 임무가 완벽히 수행되지 않았다”며 “6개월 이상 더 비상사태가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내년 초로 약속했던 선거도 언제 치러질지 확답을 주지 않았다. 다만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정권을 잡은 군부는 2년안에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뤄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자우 민 툰 대변인은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쿠데타를 한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헌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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