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코로나 사망 하루 4000명 훌쩍… 전문가 “생물학적 후쿠시마 우려” 경고

이은택 기자 입력 2021-04-08 03:00수정 2021-04-08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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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사망 33만 넘어… 美이어 2번째
의료체계도 사실상 붕괴된 상태
美선 “브라질 봉쇄 검토해야” 주장도
외신 “보우소나루 대통령 방역 소홀”
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하루 사망자가 처음으로 4000명을 넘어 최악으로 치달았다. 전문가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생물학적 후쿠시마(A biological Fukushima)’라며 심각성을 경고했고 미국에서는 브라질 봉쇄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브라질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코로나19 사망자가 4195명 발생했고, 누적 사망자는 33만6947명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발표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미국(33만7000여 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전문가들은 사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라질 출신인 미게우 니콜레리스 미 듀크대 신경생물학과 교수는 “브라질의 코로나19 상황은 현재 통제 불가능한 원자로 연쇄반응과 같다. 생물학적 후쿠시마”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2011년 3월 11일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으로 당시 원자로가 붕괴되며 방사성물질이 유출돼 많은 피해를 가져왔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다음 주부터 미국보다 브라질에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수 있고 4월에만 브라질에서 10만 명이 숨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상파울루 주정부 부탄탕 연구소의 지마스 타데우 코바스 소장은 “4월이 브라질에 ‘비극의 달’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브라질 의료체계는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상파울루주에서는 병상이 부족해 입원 대기 중 사망한 환자가 550명을 넘어섰고 리우데자네이루주에서도 300여 명이 숨졌다.

미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가 인접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브라질 봉쇄령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 면적 세계 5위(한국의 약 85배)인 브라질은 남미 대륙에서 칠레와 에콰도르를 제외한 10개 국가 또는 자치령과 접해 있어 국경 간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어느 나라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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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정부가 사태를 낙관하고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로이터에 따르면 파울루 게지스 브라질 경제장관은 6일 “2, 3개월 뒤에는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위축되긴 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매우 선방할 것”이라고 했다.

외신은 이번 사태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전에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에 난색을 표하며 경제의 중요성만 강조했다. 전문가의 충고를 매번 무시해 코로나19 이후 보건장관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BBC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감염을 억제하기 위한 방역 조치를 계속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은 백신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6일 “미국 정부가 브라질에 양자 협상을 통해 백신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백신 공동구매 및 배분 프로그램인 ‘코백스(COVAX) 퍼실리티’를 통해서만 타국에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브라질은 코백스를 통해 올해 백신 4250만 회분을 받을 예정이지만 지금까지 한국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2만2400회분만 받은 상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Ⅴ를 수출해 달라고 6일 요청했다. 이날까지 브라질 백신 접종자는 전체 인구(2억1200만 명)의 9.84%인 282만8398명이고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588만1392명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브라질#코로나 사망#생물학적 후쿠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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