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여성 ‘잔혹 폭행’ 흑인, 잡고보니 친모 살해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일 0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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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뉴욕 거리에서 아시아계 65세 여성을 무차별 폭행했던 흑인이 자신의 친모를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서 복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폭행 사건 당시 가석방 중이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현장을 방관했던 경비원들은 정직됐고, 소속 회사는 유감을 표명했다.

미국 CNN은 29일(현지 시간) 맨해튼 거리를 걷고 있던 아시아 여성에게 “너 따위는 이 곳에 있을 자격이 없다”는 등 증오발언을 퍼부으며 폭행한 흑인 남성 브랜든 엘리엇이 31일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뉴욕경찰(NYPD)에 따르면 엘리엇은 자신의 어머니를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서 17년 간 복역했다. 이후 그는 2019년에 가석방 됐으나 이번 증오범죄를 저질러 다시 체포됐다.

경찰은 범행이 일어난 장소가 360 웨트스 43번가 거리라고 밝혔다. 이 곳은 브로드스키 재단이 소유한 건물 바로 앞 도로다. 당시 현장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이 건물 로비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2명이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나서서 제지하지 않고 물끄러미 쳐다보며 방관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논란이 일었다.

CNN에 따르면 재단은 사건의 여파가 커지자 해당 경비원들을 정직시켰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은 “우리 이웃들은 안전을 위해 직원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재단 앞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우리는 매우 곤혹스럽다. 우리의 마음은 피해자와 함께 할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또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인종차별 비난과 폭력에서 우리는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와 함께 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앞서 뉴욕경찰은 폐쇄회로TV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며 2500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범인을 수배해왔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밖에서도 아시아계 증오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한국의 유명 아이돌 그룹 BTS(방탄소년단)가 트위터에 관련 성명을 냈고,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각국에서도 관련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에 따르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는 뜻의 해시태그 ‘스톱 아시안 헤이트(Stop Asian Hate)’에 대한 전 세계의 검색 관심도는 지난달 들어 5000% 이상 급증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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