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트리플 긍정 신호 ‘팬데믹 터널’ 끝이 보인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2-24 03:00수정 2021-02-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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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꿈틀-소매판매 급등-실업률 안정화
하루 확진 6만명… 코로나 상황 개선
백신 접종 시작-경기부양책도 한몫
올해 역대 최고 성장률 기대감… “낙관론 성급” 반론도 만만찮아
세계에서 가장 집세가 비싸다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주민들이 대거 외곽으로 떠나는 바람에 도심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서비스업체 더글러스엘리먼은 “1월 맨해튼의 신규 주택 임차계약 건수가 6255건으로 1년 전에 비해 58% 증가했다”고 밝혔다.

17일 상무부가 발표한 1월 미 소매판매 역시 한 달 전보다 5.3% 증가한 5682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증가율 역시 월가 예상치(1.1%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미 경제에 연초부터 긍정적 신호가 이어지면서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물경제의 바로미터인 부동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와중에 미 경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경기까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최근 경제학자들이 앞으로 수년간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강한 경기 반등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며 “포스트 팬데믹 붐(boom)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의 투자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19일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8.8로 2015년 3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PMI 수치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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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실업률 역시 6.3%로 지난해 한때 15%에 육박했던 것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택시장, 온라인쇼핑 등 일부 업계에서는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난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팬데믹이 진정되면 레스토랑 등 서비스업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며 “이것이 더 광범위한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 이후 경기가 급반등할 것이라는 ‘V자’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점은 신규 창업 증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설립된 사업체 수는 440만 개로 2019년보다 24% 증가했다. 증가율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 같은 경기회복 조짐은 코로나19 상황 개선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5만∼6만 명으로 지난해 말 30만 명대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크게 호전됐다. 대규모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지난해 말 1인당 600달러씩 코로나19 지원금이 배포됐으며 그간 팬데믹에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폭발할 가능성이 큰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부양안이 의회를 통과해 현금 추가 지원이 이뤄지면 소비가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이 현 수준에서 관리된다는 전제하에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설문 결과 올해 미 경제성장률은 닷컴버블이 한창이었던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4.5%로 전망됐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보다 더 높은 6.8%를 제시했다. 실업률 또한 올해 말까지 4.1%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 창궐 등으로 코로나19 사태 진정에 대한 낙관론은 성급하다는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22일 한 기고문에서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백신 접종도 미 경제 앞에 놓여 있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줄이지는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지금의 경기지표는 경기 회복의 첫발을 내디딘 것에 불과할 뿐 본격적인 회복 궤도에 오르려면 한참 더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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