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대규모 유혈사태 이어지나…88년 비극 재현 우려

뉴스1 입력 2021-02-22 17:17수정 2021-02-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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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가 주말 간 군부와 민간 시위대의 충돌로 민간인 4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하는 등 ‘피의 주말’을 보냈다. 미얀마에서는 ‘2222’ 운동이 일어나면서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대규모 유혈 사태가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얀마 현지 언론 ‘이와라디’는 지난 20일 저녁 최소한 4명의 시위대가 미얀마 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전했다. 또 24차례에 걸친 진압으로 100명 이상이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군부의 반 쿠데타 시위에 대한 탄압은 이어지고 있다.

AFP통신은 미얀마 군부는 전날 국영 MRTV를 통해 “시위대가 감정적인 청소년들을 선동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대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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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곤에선 이날도 무장 경찰과 군용차들이 도로를 점거한 가운데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모여 군부 쿠데타에 항의했다. 시위는 네피도와 미치나, 다웨이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졌다. 미얀마 전 지역에서 수만명이 시위를 벌였다.

다수의 기업과 식당은 문을 닫았고, 노동자들은 ‘군대에 대한 불복종 운동’으로 직장을 포기하고 있다.

시위대가 대규모로 거리에 나선 것은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섰다가 경찰의 총을 맞고 뇌사 상태에 빠진 먀 트윗 트윗 킨(20)은 병원에서 숨지면서다.

이번 반 쿠데타 시위의 첫 희생자인 킨은 미얀마 시위 저항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수백명의 시위대는 킨을 추모하기 위해 촛불을 드는 등 평화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대는 ‘5개의 2’, 즉 ‘2222’ 시위에 모든 시민이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2월 22일 오후 2시에 모이자”는 뜻을 담은 ‘2222’는 미얀마 민주화 상징인 1988년 8월 8일 ‘8888항쟁’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1988년 8월 8일에 양곤의 대학생이 주축이 되어 일어난 반 군부 민중항쟁(양곤의 봄)은 평화적인 시위로 시작됐으나, 국가평화발전위원회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새로운 군부의 진압으로 시민, 대학생, 승려 등을 포함 수천 명이 희생됐다.

미얀마에서는 세 손가락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군부 독재 저항’ ‘군부 반대’ ‘복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손가락 세개를 펴고 집회를 하고 있다. 세 손가락 위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민중이 쓰는 사인이다.

세 손가락 시위는 2014년 태국시위와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에도 등장한 대표적인 저항의 표현이다.

군부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지 3주가 흘렀지만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구금 해제를 요구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을 멈추지 못하면서 점점 과격해 지고 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매일 군부가 반 쿠데타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무원, 지도자, 국회의원, 예술가, 활동가, 승려 등 시민불복종운동과 관련해 640명이 체포됐다

그동안 고무탄과 새총, 물대포 등으로 시위대를 막았던 군부가 실탄 발사라는 최악의 수를 선택한 것 역시 시위대의 반발 규모가 커지면서다.

군부는 유엔(UN)을 비롯한 미국, 영국 등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서도 “불법 시위에도 당국은 최소한의 무력 사용을 통해 자제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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