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매코널, 재난지원금 인상안 저지…트럼프 ‘분노’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30일 0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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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화당, 죽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면 인상안 승인하라"

미 공화당 상원을 지도하는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 지원 수표 지급액 인상안 상정을 저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분노의 트윗을 올렸다.

CNN과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29일(현지시간) 코로나19 재난 지원 수표 지급액 600달러→2000달러 인상안 만장일치 상정 시도를 구두 반대로 저지했다.

재난 지원 수표 지급액 인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의회가 통과시킨 코로나19 추가 부양책 서명을 미루면서까지 밀어붙인 의제다. 민주당 주도 하원은 전날인 28일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은 이날 상원 전체회의에서 하원에서 넘어온 인상안 표결을 시도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상원 연설에서 “이 문제는 미 대륙을 가로질러 미국 국민을 단합시키고 엄청난 정치적 분열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라며 “대중의 막대한 다수, 공화당과 민주당은 2000달러 수표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원 민주당은 2000달러 수표를 강력하게 지지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한다”라며 “상원 공화당이 나머지 미국 국민과 함께할지가 현재까지 남아있는 단 하나의 질문”이라고 발언, 상원 공화당의 인상 찬성을 압박했다.

샌더스 의원 역시 상원 연설에서 “우리 국가 지도자들, 트럼프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슈머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그들 모두가 (지급액 인상에) 동의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금 역사적 순간에 서 있다”라며 “일하는 가정이 고통받는 상황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고통에 응답하겠는가”라며 공화당의 동참을 호소했다.

슈머 원내대표와 샌더스 의원은 이후 별도의 토론 없는 인상안 상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매코널 원내대표는 반대자가 있는지 질문에 즉각 구두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거부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상원 공화당에선 재난 지원 수표 지급액 인상으로 정부 재정 지출이 과도하게 늘 수 있다는 우려로 반대 기류가 감지돼왔다. 지급액을 인상할 경우 정부의 재정적 부담은 4640억달러(약 508조265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민주당마저 인상에 동의한 상황에서, 공화당의 반대는 자칫 대중들에게 임기 말 대통령과 여당의 분열을 노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통령과 여당 간 분열은 상원 의석 2곳을 놓고 벌어지는 오는 1월5일 조지아 결선 투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미 공화당의 인상 반대 기류를 토대로 조지아 현역 공화당 의원 교체를 호소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이날 인상안 표결이 저지되자 즉각 트위터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공화당이 죽음을 바라는 게 아니라면 2000달러 지급을 가능한 한 빨리 승인해야 한다”라며 “600달러로는 부족하다”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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