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임명한 고서치·배럿, 왜 ‘상호관세 위법’ 판결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2일 17시 24분


고서치(왼쪽)과 배럿 대법관.
고서치(왼쪽)과 배럿 대법관.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을 적법하지 않다고 판결한 가운데 보수 성향이면서도 이번 ‘위법 판결’에 동조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72), 닐 고서치 대법관(59),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55)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고서치 대법관과 배럿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2017년 1월~2021년 1월) 때 직접 임명한 인물이어서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보수 대법관들이 다른 의견을 낸 것과 관련해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종신직인 미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은 보수 성향이다. 세 사람은 이날 진보 성향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3인과 함께 다수 의견을 형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강경 보수 성향의 대법관 3명을 임명하며 총 9명의 연방대법관 인적 구성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구성됐다. 이처럼 분명한 ‘보수 우위 구도’를 감안할 때 이번 판결이 더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서치 대법관은 이날 판결의 보충 의견에서 “미국 국민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결정은 입법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며 관세 정책의 권한은 의회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긴급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의회를 우회하고 싶은 유혹이 생길 수 있지만 입법 과정을 통해 국가는 단지 한 파벌이나 한 사람의 지혜가 아니라 국민이 선출한 대표들의 결합된 지혜를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국가가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오늘의 결정이 실망스러울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런 사람들조차) 입법 과정을 ‘자유의 보루’로서 높이 평가할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컬럼비아대 학사,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고서치 대법관은 2017년 4월부터 대법원에 재직 중이다. 법을 원문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원전주의자이며 낙태, 동성혼 등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편에 섰다.

배럿 대법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막바지인 2020년 10월 취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가는 대통령이 종신직인 대법관을 뽑아선 안 된다”는 야당 민주당의 비판에도 그의 임명을 강행했다. 미국 중서부의 명문대인 노터데임대 로스쿨 출신이며 7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배럿 대법관은 공무원의 종교 자유 등 각종 현안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는 판결을 종종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마가(MAGA)’ 진영은 배럿 대법관에 대해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는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의 근거로 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는 의회가 아닌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자연스러운 해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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