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변이 코로나19, 전염성 70%↑…전문가 혼비백산 “파급력 알 수 없어”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21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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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이 빠른 확산…덴마크, 네덜란드도 확인
염기 서열 23개 변이…기존 백신 무의미할 수도
유전학자 "기존 검사로는 변이 코로나19 못잡아"

영국에서 시작된 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전문가들도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 코로나19보다 감염력이 최대 70%나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금까지 연구해 온 코로나19와 상당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남동부에서 출현한 변이 코로나19가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변이 코로나19를 ‘B.1.1.7’로 지칭하며 “세계적인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영국 의료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현재 영국 이외에 덴마크에서 9건, 네덜란드와 호주에서 각각 1건의 변이 케이스가 보고된 상태다.

과학자들은 현재 변이 바이러스의 문제를 크게 두 가지로 꼽는다.

첫 번째는 기존 코로나19보다 빠른 확산 속도다. 컴퓨터 모델링에 따르면 변이된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보다 전염성이 70%나 높고, 재생산지수(R)는 0.4 이상 높다.

영국에서 변이 코로나19가 확산된 과정으로도 파급력을 실감할 수 있다.

변이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된 건 지난 9월20일 잉글랜드 남동단의 켄트 지역에서였다. 그러나 11월 초 잉글랜드 중부인 런던 확진자의 28%가 변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고, 12월 둘째 주에는 런던 확진자의 62%가 변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두 번째는 전례 없이 큰 폭의 변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유전자 서열 생산·분석 연구 기관인 웰컴 트러스트 생어 연구소의 제프리 배럿 연구원은 “코로나19 유전자 염기 서열 23개가 바뀌었으며, 그 중 17개는 바이러스의 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형된 바이러스는 세포 내에 침투해 번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배럿 연구원은 “매우 염려스럽다. 우리가 지금까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에서 보아온 어떤 것과도 다르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금까지 개발한 치료제와 백신이 변이된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발휘할 지 미지수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유전학과 책임자인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현재 개발된 백신이 변이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며 “그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지금으로서는 우리도 알 수 없다”며 “앞으로 수 주 내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사용하던 코로나19 검사로는 변이 바이러스를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 이 변이 바이러스가 어디까지 퍼졌는지도 알 수 없다.

스위스 베른 대학의 에마 호드크로프트 유전학 박사는 “영국과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국가”라며 “변이 코로나19가 다른 곳에서 발생했을 수도 있고, 아직 감지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적,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를 공동 추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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