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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도로 25m 옆 살던 9세 소녀 사망…원인은 ‘자동차 매연’
동아닷컴
업데이트
2020-12-17 15:54
2020년 12월 17일 15시 54분
입력
2020-12-17 15:28
2020년 12월 17일 15시 28분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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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대기오염 때문에 천식으로 사망한 9세 아동 엘라 키시-데브라. 사진출처 | 엘라로베르타가족재단
영국 법원이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를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16일(현지시간)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영국에서 천식을 앓다 사망한 엘라 키시-데브라(9·여)가 사실은 자동차 매연으로 인한 대기오염 때문에 사망했다는 판결이 나왔다. 영국이 대기오염을 사망원인으로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사건을 맡은 필립 발로우 검시관은 사우스워크 검시 법원에서 2주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엘라가 과도한 대기오염에 노출돼 천식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 원인으로 ‘급성 호흡부전, 중증 천식, 대기오염 노출’ 세 가지를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시관은 “엘라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초과하는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에 노출됐다”면서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엘라는 죽기 전까지 런던 남동부의 교통량이 많은 한 도로에서 25m 떨어진 곳에서 살았다.
여느 아이들처럼 건강하고 활기찬 소녀였던 엘라는 2010년 천식 발작을 일으킨 뒤 병원에 30차례 넘게 입원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그는 3년 간 수많은 발작을 견뎌냈지만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2013년 세상을 떠났다.
사우샘프턴 대학의 스티븐 홀게이트 교수가 2018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엘라가 살았던 곳에서 1.6km 떨어진 곳의 대기오염 수준은 엘라 사망 전 3년 동안 유럽연합(EU)의 법적 허용치를 초과했다.
딸 엘라를 위해 대기오염 캠페인 활동 중인 엄마 로자문드 키시-데브라. 사진출처 | 엘라로베르타가족재단
딸을 위해 수년 간 대기오염 캠페인 활동을 해온 엘라의 엄마는 이번 판결에 대해 “마땅히 받아야 할 정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기념비적인 순간”이라며 “엘라 가족과 같은 비극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오늘이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천식 및 폐 재단의 CEO 사라 울너프는 “대기오염의 보이지 않는 위험성에 대해 확실히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대기오염 공공보건계획을 수립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에 영국 정부 대변인은 정부가 교통을 정화하고, 이산화질소 오염을 해결하고, 대기오염으로부터 지역 사회를 보호하는 데 38억 파운드(약 5조6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영국에선 매년 2만8000명에서 3만6000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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