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부정선거 주장 동의안한 법무장관 잘랐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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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 국방-크렙스 CISA국장 이어 ‘한때 충복’ 윌리엄 바 사실상 해임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부정 선거 의혹 제기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충복’ 윌리엄 바 법무장관(70)마저 사실상 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위터로 “바 장관과 방금 백악관에서 좋은 만남을 가졌다”며 “우리 관계는 매우 좋았고 그가 훌륭하게 일을 해 왔지만 성탄절 직전에 가족과 휴가를 보내기 위해 떠날 것”이라며 “제프리 로즌 부장관이 장관 대행을 맡을 것”이라고 공개했다. 바 장관 또한 “다음 주에 남은 중요한 일들을 정리한 뒤 23일자로 떠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취임한 바 장관은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소위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왜곡 발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러시아 스캔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대통령 부자(父子)의 수사를 압박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따른 2번의 대통령 탄핵 위기에서도 줄곧 대통령을 두둔하며 최측근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대선 후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불법 선거를 주장하자 바 장관은 “선거 부정을 입증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거리를 뒀다. 최근에는 바이든 당선인의 아들 헌터가 세금 문제로 미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대선 기간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다시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보수 평론가의 글을 리트윗하며 “무슨 의도로 헌터 사건을 감췄느냐”고 질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통령이 11일 백악관 회의에서 바 장관 경질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로즌 법무장관 대행에게 헌터의 특검 조사를 압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종료를 눈앞에 두고 충복들을 연달아 잘라내고 있다. 지난달 역시 선거 부정 의혹을 일축한 크리스토퍼 크렙스 국토안보부 사이버기간시설안보국(CISA) 국장을 해임했다. 올해 6월 인종차별 항의 시위 당시 자신의 연방군 투입 계획을 반대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경질했다.

이날 폴 미첼 공화당 하원의원(미시간·64)은 CNN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확정됐음에도 부정 선거 주장에 동조하는 대통령과 공화당 수뇌부가 지긋지긋하다며 “내년 1월 3일 새 의회 회기 시작 전까지 남은 기간 동안 공화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임기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트럼프#부정선거#윌리엄 바#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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