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법적 문제 모두 끝나야 바이든에 축하인사”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3일 0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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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아직 축하인사를 전하지 않은 건 “법적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국영TV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미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축하인사가 늦어지면 양국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 “망가진 관계를 더 이상 망칠 순 없다. 그들(미국)은 이미 (양국관계를) 망쳤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기간 내내 푸틴 대통령에게 호감을 보이면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미 대통령선거 당시 러시아의 개입 논란이 불거지고 그에 따른 미 당국의 제재조치가 가해지면서 양국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만큼 풀리지 않았고, 특히 양국은 시리아 내전 개입 등의 문제를 놓고도 갈등을 빚어온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달 3일 실시된 미 대선 개표결과에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전국 선거인단 과반(총 538명 중 270명 이상)을 확보하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으나, 러시아 정부는 아직 이번 미 대선결과나 후보자 간 당락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미 대선결과와 관련해 “우린 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차기 대통령 후보자인 조 바이든 모두를 존중한다”면서 “그러므로 우리에겐 아무 문제가 없다. 우린 미국민으로부터 신임을 받은 사람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 신임은 상대 후보에 의해 혹은 법적 절차에 따라 승리가 인정된 사람에게 주어진다”며 “공식적인 일은 기존 관행과 더불어 법적 측면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린 양국관계를 더 이상 망치거나 비정상적으로 만들 생각은 없고, 오로지 공식 절차대로 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으로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부연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 패배를 자인하거나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공식 확인될 때까진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인사를 유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번(2016년 미 대선)엔 모두가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축하했으나, 후에 트럼프가 이긴 걸로 드러났다”고도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듯, “미국의 선거결과 확정과 함께 내부 정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우린 누구를 더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게 아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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