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내무장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면직 위기…“악의적 괴롭힘”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20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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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텔 일했던 3개 부처서 '괴롭힘' 증거 나와
존슨 총리, '서면 경고' 수준에 그칠 듯

영국의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이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파텔 장관의 괴롭힘과 관련해 내무부의 자체적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파텔 장관이 근무했던 내무부, 노동·연금부, 국제개발부에서 비슷한 형태의 피해자가 나왔다.

영국 정부는 내각 강령에 장관의 바른 태도를 명시한다. 여기에는 “장관은 소속 공무원과 동료를 배려하고 존중”해야 하며 “폭행, 괴롭힘 또는 부적절하고 차별적인 행위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장관의 행동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태도에 따라 그들은 총리가 신임을 유지하는 한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쓰여있다.

강령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다만 영국 민간 싱크탱크인 정부연구소(IFG) 등은 법적 효력을 강제해야 한다며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파텔 장관의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은 지난 3월 내무부의 한 관료가 “파텔 장관이 악랄하고 조직적인 괴롭힘을 가했다”고 폭로하며 사직서를 낸 뒤 불거졌다.

이어 그와 함께 일했다는 노동·연금부의 직원이 2015년 파텔 장관의 괴롭힘을 함구하는 조건으로 2만5000 파운드(약 3700만원)의 보상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에 공무원 윤리를 담당하는 부서에 조사를 지시했고, 크리스마스 전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했다.

파텔 장관에 대한 보고서는 이미 존슨 장관에 넘어간 상태이며, 이는 한 페이지 분량의 요약본 형태로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파텔 장관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장관 관계자들은 “그는 요구가 많은 상사일 뿐”이라며 감싸고 나서며, 보고서에는 “파텔 장관의 업무 방식에 대한 일반적인 불만이 담겼다”고 말했다.

집권 보수당도 파텔 장관을 감싸고 나섰다.

보수당 일부 의원들은 “파텔 장관은 특유의 친절함으로 고위 공직까지 오른 사람”이라며 “내무부 업무를 파텔 장관만큼 해낼 사람은 없다”고 발언했다.

파텔 장관의 면직 여부를 결정하는 건 존슨 총리의 몫이다.

총리실 관계자들은 “내각 해임보다는 서명 경고 수준으로 그칠 것”이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정부 관계자들도 “파텔 장관이 의도적으로 행동한 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편 제1야당인 노동당은 “관련 보고서를 당장 공개하라”며 공세에 나섰다.

노동당은 “이는 총리의 ‘은폐’ 행위”라며 “총리의 판단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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