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틀 연속 최다 신규확진 기록에도 스가 ‘긴급사태’ 신중한 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20일 1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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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분석…"지난 긴급사태 처럼 경제 타격 반복하지 않으려고"
정권 간부 "코로나 보다 경제로 괴로워 하는 사람 많아질 수도"

일본에서 지난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이틀 연속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루 확진자만 2000명을 훨씬 웃도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여행지원책 중단이나 긴급사태 선언 발령 등 강력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경제에 대한 타격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아사히 신문은 코로나19 감염자가 증가하는 상황에 대해 “정부도 위기감을 나타내지만 쓸 수 있는 수단은 한정적으로, 국민 ‘자기방위’에 맡기는 부분도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19일 국민들에게 3밀(密, 밀폐·밀집·밀접) 회피 등 기본적인 감염 방지책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말했다. 식사 시에는 마스크를 벗어도 대화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조용한 마스크 회식’을 제한하기도 했다.

스가 총리가 감염자 ‘폭증’ 상황에서도 개인 방역을 중심으로 강조하는 배경에는 “올해 봄 긴급사태 선언 때 국내 경제가 타격을 받아 같은 사태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생각이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7일 도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했다가 같은 달 16일 전국으로 발령 지역을 확대했다. 이후 단계적으로 해제했으며 5월 25일 전면 해제했다.

이로 인해 일본의 지난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기준 ?28.1%였다. 전후(2차대전) 최악 수준의 타격이었다.

스가 총리 주변에서는 “또 (외출) 자제를 요청하면 음식점이 쓰러진다. 경제를 멈추지 않는 아슬아슬한 선에서 대책을 (실시) 하는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스가 정권의 한 간부는 강한 대책을 실시할 경우 “코로나 보다도 경제로 괴로워하는 사람 쪽이 더 많아 진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총리 관저 간부들은 현재 감염 상황을 “미국, 유럽의 상황과 비교하면 일본은 아직 괜찮다. 의료 체제도 여유는 있다. (아직 감염) 상황은 상정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는 이미 비명이 터지고 있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감염자 증가가 두드러지는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입원 조정을 담당하는 의료 관계자는 “복수의 (감염자) 수용 병원에서 원내 감염이 발생해 수용을 멈췄다. 현장은 한계까지 왔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입원을 대기하고 있는 환자도 있다면서 “의료종사자는 이렇게 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정부는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수도 도쿄(東京)도의 상황도 심각하다. 이대로 감염자가 계속 증가한다면 앞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을 것이라는 추산까지 나온다.

감염자 폭증으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중증 환자의 증가다. NHK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중증 환자는 총 280명이다. 1차 유행이 정점이었던 4월30일(328명)에는 미치지 못하나 2차 유행이 정점이던 8월23일(259명)은 훌쩍 웃돌았다.

이대로 감염자 증가가 계속된다면 12월에는 328명도 웃돌 공산이 있다. 중증 환자의 증가는 사망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경계해야 한다.

한편 NHK가 각 지방자치단체와 후생노동성 발표를 집계한 데 따르면 지난 18일 신규 확진자는 2201명, 19일에는 2388명으로 이틀 연속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누적 확진자 수는 12만 6644명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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