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확진 1000만명’ 혼돈의 유럽… 정부 봉쇄령에 시민들은 항의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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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확진자 5주새 2배로 폭증
스페인-獨-伊 “자유 달라” 시위
英 “봉쇄 내년초까지 연장할수도”
이란-레바논 등 중동도 재봉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유럽의 누적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유럽 각국이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재봉쇄 정책을 단행하자 경제 악영향, 방역 피로감 등을 이유로 곳곳에서 거센 항의 시위도 잇따르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일 유럽의 누적 확진자는 1017만 명을 돌파했다. 세계 전체 누적 확진자(약 4690만 명)의 22%가 유럽인이라는 의미다. 유럽의 사망자 역시 약 27만 명에 육박해 세계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정체불명의 폐렴을 보고한 지 약 9개월이 흐른 올해 9월 25일경 유럽의 누적 확진자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여기서 1000만 명까지 도달하는 데는 불과 약 5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에서 연일 수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의료 붕괴에 가까운 병상, 약품 품귀가 벌어지고 있지만 상당수 시민은 ‘자유를 달라’며 봉쇄령에 반발하고 있다. 야간 통금이 시행 중인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1일 시위대가 도심 곳곳에 불을 지르고 상점들을 약탈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도심 광장의 시민 수백 명이 경찰에게 계란과 유리병을 던지며 공격했다.

이탈리아의 로마 나폴리 등에서도 봉쇄령에 반발하는 시위가 지난달 23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지난달 30일 전면 봉쇄령이 내려진 후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인 중국인이 보이면 공격하라’는 메시지가 소셜미디어에 확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와중에 영국 정부는 봉쇄 연장까지 추진해 상당 기간 정부와 시민의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리스 존슨 총리에 이은 ‘내각 2인자’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1일 스카이뉴스에 “다음 달 2일까지로 예정된 봉쇄를 내년 초까지 연장할 수 있다. 자칫 의료체계가 견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올해 4분기(10∼12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2.3% 하락해 ‘코로나19 재확산→봉쇄→경기침체’가 반복되는 이중침체(더블딥)가 우려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중동에서도 재봉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4일부터 전국 31개 주 중 25개 주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학교,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운영을 열흘간 중단한다. 레바논 역시 1일부터 전국에 야간 통금을 발령했다. 요르단은 11일 오후 5시부터 전국 봉쇄를 시행하기로 했다.

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유럽 코로나 확산#봉쇄령#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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