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엑손에 전화 한 통이면 280억원 모금”…엑손 해명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21일 1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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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엑손 CEO와의 통화 시나리오 가정
엑손 "대통령, 가상 이야기…그런 통화 없어"
석유·가스 기업, 트럼프 선호…기부금 10배

대선 기부금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뒤처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 기업 엑손모빌에 전화 한 통만 걸면 수백억원의 기부금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엑손은 해당 발언을 적극 부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11월3일 대선을 앞두고 자금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저녁 애리조나주 유세에서 엑손 최고경영자(CEO)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가 기업과 주요 에너지 기업 대표들을 불러 “부탁을 들어달라”고 요청하면 자신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모금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기부금 경쟁에서 석유·가스 업계 외 다른 부문에서는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 측이 밀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엑손 대표에게 전화를 걸면 원하는 만큼 선거비용을 받을 수 있다면서 그런 상황을 가정해서 이야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엑손 우두머리(head of Exxon)에게 전화를 걸어서 ‘어떻게 지내? 탐사는 어떻게 돼가나? 허가 몇 개가 필요해?’”라고 하면 된다고 밝혔다.

또 “내 선거운동 비용으로 2500만달러(약 280억원)만 보내주면 좋겠다”고 하면 엑손 측이 “당연히 보내드리겠습니다(Absolutely sir)”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때마다 홈런을 칠 것”이라며 “내가 원한다면 하루 아침에 수십억달러를 모을 수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런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했지만, 엑손 측은 트위터로 다시 한번 확실히 해명했다.

엑손은 “우리는 우리의 CEO와 관련해 대통령이 가상으로 이야기한 내용을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명백히 알고 있듯이,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고 트윗했다.

CNN은 엑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산업의 든든한 후원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가스 기업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정치권의 기부 흐름을 추적하는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 단체들은 석유·가스 회사의 개인들로부터 거의 1300만달러(약 147억원)를 모금했다. 바이든 후보의 경우 97만6000달러(약 11억원)였다.

석유·가스 업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군이 된 건 놀랄 일이 아니다. 석유 사업이 중요한 텍사스, 오클라호마, 노스다코타주 등은 안정적인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에너지 수출 확대를 추진해왔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4년 동안 2조달러를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2050년까지는 100% 청정에너지 경제와 탄소 순배출량 제로(Net Zero·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아울러 공해 유발 기업에 맞서 미 연방 소유 토지에서 새로운 석유·가스 시추를 금지하고, 메탄 배출에 제한을 두겠다고 밝혔다.

일부 민주당 의원과 환경운동가들이 요구하는 ‘프래킹(fracking·수압파쇄법)’ 금지는 공언하지 않았다.

프래킹을 불법으로 규정하면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를 포함해 곳곳에서 일자리 수만개가 사라진다.

AGF 인베스트먼트 수석 미국 정책전략가인 그레그 밸리에르는 “펜실베이니아에 걸린 선거인단 20명이 전체 선거를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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