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원들, 야스쿠니 ‘집단참배’ 코로나19에 보류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19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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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로 춘·추계, 패전일 모두 집단참배 보류
연맹 회장 대표 참배 후…"평화로운 일본과 세계가 되기를"

일본 국회의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 집단 참배를 보류했다.

19일 NHK 방송 보도에 따르면, 우익 성향의 일본 국회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이날 야스쿠니 신사의 가을철 제사인 추계예대제에 맞춘 집단 참배를 보류했다. 야스쿠니 신사에서는 지난 17~18일 이틀간 추계예대제가 진행됐다.

집단 참배를 대신해 이 모임의 회장인 오쓰지 히데히사(尾?秀久) 전 참의원 부의장과 미즈오치 도시에(水落敏?) 자민당 참의원 두 명이 대표해 참배했다.

오쓰지 회장은 참배 후 기자들에게 “평화로운 일본과 세계가 되기를 소망하며 참배했다”며 “모두 함께 참배할 수 없어 유감이지만, (코로나19 정세가) 안정되면 함께 참배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 국회의원 모임은 야스쿠니 신사의 봄 가을철 제사인 춘·추계예대제, 그리고 일본의 패전일인 8월15일 ‘종전의 날’에 맞춰 매년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춘·추계예대제와 패전일 모두 집단 참배는 하지 않았다.

올해 추계예대제에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를 비롯해 장관급 각료도 참배는 하지 않았다. 직접 참배한 각료는 없었지만 스가 총리는 지난 17일 공물을 보내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또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후생노동상과 이노우에 신지(井上信治) 2025 오사카 엑스포 담당상 등 일부 각료가 공물을 보냈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스가 총리의 전략 등으로 해석했다.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전쟁 피해국인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러나 공물 봉납 역시 전범들에게 예를 표하는 성격으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때인 지난 8월15일 패전일에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 등 4명의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주변국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 100여년 간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곳으로, 과거 일본의 침략 전쟁을 ‘정의의 전쟁’으로 긍정 미화하는 제국주의 상징이자 일본 우익의 성지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아베 전 총리는 19일 오전 9시께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찾아 참배했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영령께 존숭(尊崇·높이 받들어 숭배함)을 표하기 위해 참배했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지난 9월 퇴임 후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아베 전 총리는 재임 시절인 2013년 12월26일 한 차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주변국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재임 기간 중에는 참배를 자제했지만 매년 패전일과 춘추계 예대제에 맞춰 공물을 보냈다.

그러나 지병 악화로 지난달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 정치적 부담을 내려놓자 기다렸다는 듯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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