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첨단무기 수입 추진’ 보도 하루만에… “대만 독립추진은 죽는 길” 中, ‘전쟁 포고’ 수준 경고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0-10-16 03:00수정 2020-10-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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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민일보에 “사전언급 안했다 말라”
58년전 印과 전쟁 전날 사용 문구… “차이잉원 정권, 혼란 조장” 비난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첨단 무기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중국이 대만에 ‘전쟁 예고’ 수준의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를 이용한 간접 경고지만 1962년 중국이 인도와 전쟁을 벌이기 하루 전날 사용했던 강력한 표현까지 등장해 양안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런민일보는 15일자 신문 7면에 게재된 ‘역사의 올바른 쪽에 서라’란 논평에서 “중국과 대만 국민 모두 무력 충돌을 바라지 않지만 만약 전쟁이 발발하면 이는 대만이 독립을 추진했기 때문”이라면서 “차이잉원(蔡英文) 정권이 대만 분리독립 선봉에 섰다. 불의한 행동을 일삼고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며 차이 총통을 비난했다.

이어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이 불장난을 하면 죽는 길밖에 없다. 이를 사전에 언급해 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勿謂言之不豫也)”라고 썼다. ‘죽는 길’은 전쟁을, ‘사전 언급’은 전쟁을 개시한다는 선전포고로 해석된다. 앞서 1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대만과 가까운 광둥(廣東)성의 한 해병대를 방문해 “전쟁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전에 언급해 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는 표현은 1962년 9월 22일 런민일보 1면에 쓴 것과 같다. 중국은 하루 뒤 인도와의 국경전쟁을 개시했다. 즉, 중국이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경고 문구 중 가장 수위가 높은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58년 전과 달리 이날은 1면이 아닌 7면에 써서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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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상황을 감안할 때 대만을 향한 중국의 경고는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17년 집권 직후부터 이전까지 미 행정부가 중국의 반발을 감안해 자제했던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을 재개했다.

특히 중국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대만해협에 미군이 최근 연일 군함을 진입시켜 중국과 맞서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미 구축함 배리호는 14일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올 들어 미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열 번째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에 크루즈미사일, 드론, 지뢰 등으로 구성된 7종의 첨단무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의회 승인을 거치면 언제든 대만에 인도할 수 있다. 인민해방군의 대만 상륙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홍콩 문제에도 적극 개입하며 중국과 대립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4일 미 국무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과 거래한 금융사를 6개월 이내에 색출할 뜻을 밝혔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홍콩 주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중국 공산당의 탄압 정책을 이행하려는 홍콩 정부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올해 8월 미 재무부는 람 장관, 경찰총수 크리스 탕 경무처장, 테리사 청 법무장관 등 전·현직 홍콩 관리 11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고 미국의 모든 금융사에 대해 이들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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