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지명” vs “권력남용”…긴즈버그 후임 인선 놓고 총력전

워싱턴=이정은특파원 입력 2020-09-21 15:06수정 2020-09-2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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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자 인선을 둘러싸고 대선 전 후임자 임명을 강행하려는 공화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 간의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향후 수십 년간 사법부의 방향과 미국사회의 성향을 결정하게 될 중대 인선을 놓고 양 측 모두 빠른 속도로 결집하며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이다.

20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공화당 지도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자를 지명할 경우 인준 절차를 진행할 준비를 하기 위해 주말임에도 긴급히 움직였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과반이 넘는 53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리사 콜린스, 리사 머코우스키 상원의원이 대선 전 후임자 임명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다 추가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이번 주 후임자 발표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미 45명 안팎의 후보자 명단을 갖고 있으며, 여성이 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등법원 판사와 바버라 라고아 제11연방고법 판사가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서도 후보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진보 성향이 강한 인사를 임명해 미국사회를 급진 좌파들의 세상으로 만들 것이라며 보수 유권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정치권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흑인 여성 대법관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바이든 후보는 2월 민주당 대선경선 TV토론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흑인 여성이 대법관이 될 것이라고 확시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바이든 캠프 측은 “사전에 후보자 명단을 공개할 계획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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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후보는 이날 필라델피아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40여 일 남겨놓고 대법관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에 대해 “권력남용”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또 “내가 당선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후임 대법관 지명은 철회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상원의원들을 향해서는 “제발 헌법상의 의무를 지키고 양심에 따라 행동해 달라”며 “대법관 임명에 대해 국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자를 지명하더라도 인준 투표에 참여하지 말라고 촉구한 것이다.

공화당의 임명 강행을 막으려는 민주당의 결집세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의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액트 블루(ActBlue)’는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망 후인 18일 오후 8시부터 28시간 만에 총 9140만 달러(약 1060억 원)의 기부금이 모였다고 밝혔다. 토요일 하루 기부금액만 120만 명으로부터 모두 7060만 달러에 달한다. 뉴욕타임스는 “전례 없는 후원 움직임은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보수 대 진보) 전쟁이 진보적 후원가들을 자극하는 힘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가 18일 메인,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주에서 공동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가 차기 대법관을 선택하기를 바란다’는 답변이 53%로 절반을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하기를 바란다는 답변은 41%로 바이든 후보보다 12%포인트나 뒤졌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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