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에 검찰-정보기관 설립 가능해져… 反中인사에 칼 뺄듯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입력 2020-05-30 03:00수정 2020-05-30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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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新냉전]홍콩 국가보안법 이르면 8월 시행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29일 한 쇼핑몰에서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구호가 쓰인 깃발을 흔들고 있다. 홍콩에서는 중국 정부가 보안법을 이용해 2014년 우산혁명을 주도한 조슈아 웡 등을 체포하고 공안정국을 조성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홍콩=AP 뉴시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제정, 발효되면 중국이 홍콩에 수사·기소가 가능한 기관을 설립하고 대표적 반중(反中) 인사인 조슈아 웡(24) 등의 체포에 나설 것이라고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가 28일 통과시킨 홍콩보안법 제정안은 전국인대 상무위원회가 법제화해 이르면 8월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9월 홍콩 입법회(국회) 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인 공안 정국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자매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9일 전문가를 인용하는 형식으로 “홍콩보안법 제정안은 (중국 정부가) 홍콩에 수사와 기소를 위한 특별 법 집행기관을 만들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보안법은 “중앙정부의 국가안보 관련 기관은 수요에 따라 홍콩에 기관을 설립해 국가안보 수호 관련 직책을 이행한다”고 규정돼 있다. 중국 정부가 홍콩에 직접 반중 인사 수사와 기소를 위한 검찰, 정보기관 등을 설립할 길을 열어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 “국가안보 사건을 다룰 특별법원을 설립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수사, 체포, 기소는 물론이고 재판까지 모두 중국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2014년의 우산혁명을 주도했던 웡, 홍콩의 대표적 반중매체 핑궈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 야당 민주당의 초대 대표이자 ‘홍콩 민주주의 대부’로 불리는 마틴 리 등을 거론하며 “홍콩보안법의 목적은 이런 미국 및 외국 세력과 공모한 자들을 처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이 법 시행 이후 불법 활동을 계속하면 확실히 처벌받을 것이고, 법 제정 전의 행위를 소급해 기소하고 처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런민일보는 지난해 홍콩의 반중 시위가 격화될 때 웡 등 2014년 우산혁명 지도자 3명을 ‘청년 수괴’로 규정했다. 또 라이 사주, 리 대표, 홍콩의 대표 여성 지도자 앤슨 챈, 앨버트 호 민주당 의원을 ‘시위 배후 4인방’으로 지목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지난해 12월 미국국가민주기금회(NED) 등 미 비정부기구(NGO)가 홍콩 내 반중 세력을 지원해 중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고 밝혔다. 홍콩 내 미국 NGO도 처벌 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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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민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29일 사설에서 “미중의 ‘홍콩 전투’가 이미 시작됐다”며 “미국이 병든 몸을 내밀어 중국을 제재하겠다고 하지만 중국이 홍콩 전투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다”고 밝혀 홍콩보안법을 미중 대결의 무기로 보는 중국의 속내를 드러냈다.

중국은 29일에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내렸다.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05% 오른 7.1316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는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 2월 이후 12년 만의 최저치다. 미국은 중국이 인위적인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방치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또 환율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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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가보안법#미중 갈등#반중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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