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 첫 코로나19 사망자 발생…중동·아프리카 국가들 대응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0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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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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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이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9일 발생했다. 전날까지 이란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다는 사실도 전하지 않았지만, 이날 오후 2명의 감염자가 있다고 발표했고 4시간 뒤 이들이 치료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란 당국이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것을 숨겨오다 이를 갑작스럽게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란 관영 IRNA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에서 숨진 코로나19 확진자는 2명 모두 이란 중부 도시 곰에 거주했다. 이란 보건부는 “사망자들은 60대 남성이고 최근 도시 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정확한 감염 경로와 접촉자 수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사망자 중 한명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 화학무기 피해를 입어 평소에도 건강이 안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코로나19 사망자 발표를 계기로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응 역량과 정보 공개의 신뢰와 관련된 문제가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 중동에선 아랍에미리트(UAE)에서만 9명의 감염자가 확인됐고 이 중 3명은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확진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건 대응을 잘해서가 아니라 보건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진단의 어려움과 정부 당국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 때문이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이집트는 14일 “아프리카 국가로는 처음 확인했던 코로나19 감염자가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으로 진행한 수차례의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최종적으로 ‘음성’으로 판정됐다”며 기존 발표를 번복해 대응 역량에 대한 의심을 키웠다. 또 이집트 주재 각국 외교공관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이집트 정부의 발표가 너무 더디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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