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젊은 한국 남자들, 페미니즘과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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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3일 13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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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NN 홈페이지
사진=CNN 홈페이지
미국 CNN이 한국 20·30대 남성들 사이에서 페미니즘에 반발하는 정서가 확산되고 보도했다.

CNN은 22일(현지 시간) “한국 젊은 남자들, 페미니즘과 싸운다”는 기사를 통해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 페미니스트 문제가 제기되면서 젊은 남성들은 자신들이 여성들에 뒤처지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심층 보도했다.

CNN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 여성 위주의 정부정책, 병역 의무 등을 쟁점으로 20·30대 한국 남성들을 인터뷰해 이들이 왜 反(반)페미니즘을 선택했는지 분석했다.

먼저 CNN은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위하여) 문성호 대표의 주장을 대표적으로 소개했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이란 2017년 11월 대전의 어느 곰탕집에서 남성이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쥔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이다. 당시 남성의 아내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억울함을 호소했고, 일부 남성들도 “증거가 부족하다”며 해당 판결에 반발했다.

이에 대해 CNN은 “일각에서 판사를 비난한 반면, 29세의 문성호 대표는 또 다른 범인을 찾아냈다. 그게 바로 페미니즘이다”라고 밝히면서, “이 사건은 피해자의 주장 외에 그 어떠한 증거도 없이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데 남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평했다.

또 CNN은 한국에서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사회의 지지를 받는 과정에서 남성들의 불만이 쌓였다고 분석했다.

그런가 하면 인터뷰에 참여한 남성들은 공통적으로 ‘사회에서 차별받는 이들은 여성이 아니라 오히려 병역 의무를 다하면서도 취업 경쟁에서 밀려나는 자신들’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20대 남성 박 모 씨는 인터뷰에서 “40~50대 여성들이 (가부장제와 여성차별에) 희생됐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20~30대 여성이 차별 대우를 받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학 졸업을 앞둔 또 다른 20대 남성 김 모 씨는 “가부장사회의 문제와 성차별 문제는 모두 기성세대의 문제이지만, 속되는 20대 남성들이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CNN은 한국의 젊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이유로 ‘심각한 취업 경쟁과 병역의무에 따른 박탈감’이라는 결론을 냈다. 여성들은 정책 등 정부의 도움으로 구직이 가능하지만 남성들은 일자리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CNN은 “이들은 남성들이 20대가 되면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하는 것에 가장 화를 낸다”라며 “같은 기간 여성들은 새 정부 프로그램 덕분에 기존 남성 위주 산업에 진입하도록 도움을 받는다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함나얀 동아닷컴 기자 nayamy9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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