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년 역사’ 세계 최초 여행사 토머스쿡이 무너졌다…왜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3일 1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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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정부에 긴급자금 요청했지만 좌절
토머스 쿡 항공기, 패키지 상품 모두 취소

178년 역사를 간직한 세계 최초의 여행사 토머스쿡이 막대한 부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

갑작스러운 파산으로 토머스쿡을 통해 해외로 출국한 관광객 15만명의 발이 묶이자, 영국 정부는 전세기 등을 동원해 긴급수송 작전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B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토마스쿡은 이날 런던 고등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토머스쿡은 성명에서 “상당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채권단과의) 논의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사회는 즉각적인 강제 청산 절차에 들어가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토머스쿡의 피터 판크하우저 최고경영자(CEO)는 파산에 대해 “심각한 유감”이라며 “우리의 수백만명 고객과 수천명의 직원들, 또 파트너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민간항공관리국은 “즉각적인 (파산) 효력에 따라 이 여행사와 모든 관련 거래가 중단됐다”고 알렸다.

토머스쿡은 파산 직전까지 17억파운드(약 2조5300억 원) 규모의 부채에 시달려왔다. 이에 지난 8월 최대주주인 중국 푸싱과 합의해 9억파운드의 긴급 자금을 수혈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주 영국 은행(채권자)들에 2억파운드를 추가로 요청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결국 토머스쿡은 전날(22일)까지 거래 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의 추가 자금조달 협상에 실패, 파산을 선택하게 됐다. 1841년 창립자 토머스 쿡이 런던에 세운 세계 최초 여행사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토머스쿡은 영국 내 9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2만2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16개국에서 호텔과 리조트, 항공사, 유람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1년 이용객만 1900만 명에 달한다.

토머스쿡은 Δ터키와 같은 휴양지의 정세 불안 Δ유럽 여름 폭염 장기화 Δ브렉시트로 인한 여행객 감소 등 악조건이 겹치면서 자금난이 더욱 고조됐다고 BBC는 설명했다.

특히 온라인 시대를 맞아 저가여행사가 등장하고, 여행사를 통하지 않는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도 토머스쿡에 악재로 작용했다. 다른 선택지가 많아진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토머스쿡 여행상품을 이용하지 않게 된 것이다.

BBC는 “여행 패키지 상품은 여전히 인기가 있지만, 가격에 민감한 고객 때문에 수익률은 낮아져만 갔다”며 “토머스쿡의은 여행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능력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토머스쿡은 파산 신청 직전 영국 정부에 긴급자원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도미니크 라브 외무장관은 “기업체엔 좋은 전략적 국익이 있는 것이 아닌 한, 정부는 시스템적으로 (지원 요청에 대해) 개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토머스쿡이 파산함에 따라 이 여행사를 통해 해외로 나간 자국 여행객 15만명을 다시 데려오는 송환 작전에 돌입했다.

영국 정부는 우선 전세기 45대를 동원, 64개 항로를 통해 자국민을 운송한다는 계획이다. 귀국에 필요한 일체 경비는 정부가 지불할 예정이다.

BBC는 이날까지 1만6000명의 여행객이 영국으로 되돌아 올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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