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참모총장 취임 한달 앞둔 제독, ‘직업적 관계’로 낙마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8일 23시 37분


코멘트
미 해군의 차기 최고사령관 직 취임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해군 제독이 옛 부하와의 ‘직업적 관계’ 때문에 7일 저녁(현지시간) 돌연 중도 퇴역했다.

윌리엄 모란 제독은 40만 병력의 미 해군 넘버 투인 부 작전 총사령관 재직 중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4월 차기 해군 작전총사령관에 지명돼 5월 상원 인준을 통과하고 8월1일 취임을 앞두고 있었다.

미 해군은 넘버 원 명칭이 육군이나 공군과는 달리 참모총장 대신 해군작전 총사령관(chief of naval operations)로 불리며 육군, 공군, 해병대 및 방위군을 포함한 5개 군종 최고사령관으로서 7인 합참 지휘부에 합류한다.

모란 제독은 일요일 저녁 성명을 통해 군정 보스인 리처드 스펜서 해군장관에게 작전총사령관에 임명되는 것을 사양하고 대신 군에서 퇴역하기로 결정했으니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군문 은퇴 요청이 고통스럽지만 해군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얼마 후 스펜서 장관의 성명이 발표되었다. 장관은 “모란 제독이 해군 전문직업 기준에 미달했다는 지적을 받고 책임을 졌던 한 개인과 2년 간 직업적 관계를 유지한 사실을 주목하게 됐다. 해군에 대한 그의 헌신과 봉사를 높이 존경하고 있지만 모란 스스로 이 관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은 본관으로 하여금 그의 판단력에 의문을 갖도록 했다”고 말한 뒤 “이에 따라 오늘 모란 제독의 퇴역 요청을 수락한다”고 했다.

모란 제독이 참모총장 자리를 포기해야 할 만큼 누가 되고 문제되는 ‘직업적 관계’를 유지해온 한 ‘개인’은 누군가. 장관의 말에서 알 수 있는 이 개인은 해군 출신으로 크리스 세르벨로란 이름의 남성 퇴역 중령이다. 세르벨로는 현 해군 작전총사령관 존 리처드슨 제독의 공보 참모로 재직 중 2016년 크리스마스 산타 복장 행사 때 술을 과하게 마신 뒤 성적인 문란 행위를 연출했다.

중령은 처벌이나 불명예 제대를 당하지 않았지만 곧 퇴역 조치 당해 ‘개인’ 신분으로 강등되었는데 모란 제독이 이 세르벨로와 지금까지 이메일 연락을 했으며 최근 대외 홍보 조언을 받은 사실을 인준 후 국방부 감사실이 알게 돼 스펜서 장관에게 통보한 것이다. 이에 모란은 어떤 변명도 없이 해군을 위해 최고사령관 직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세르벨로는 현 리처드슨 제독의 보좌관으로 가기 전에 모란의 참모로 일했다고 한다.

AP 통신이나 CNN이나 미 언론은 스펜서 장관이 모란 제독의 해촉과 추락 이유로 든 ‘수준 미달의(poor)’ 판단력에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국방부 및 최고 지휘관들이 나사가 풀린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여줬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