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새해부터 주택개발사업부 산하에 공공재개발 등 공공이 시행하는 정비사업을 위한 민관합동사무소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용산, 서초 등 지역 단위로 현장을 관리했는데 공공이 시행하는 정비사업 수주 사례가 늘자 별도 관리에 나선 것이다. 삼성물산 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 시행자와 만나는 창구가 일원화돼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쉬워졌고 현장 관리도 간편해졌다”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공공정비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정부 정책에 발맞춘 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다. 민간 재개발, 재건축보다 건설사가 지는 부담이 적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향후 주택 시장 먹거리로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해 12월 도시정비사업팀 공공사업소 조직을 신설했다. 지난해 6월부터 운영했던 도심공공주택 태스크포스(TF)를 공식 조직으로 만든 것이다. DL이앤씨 측은 “지난해 11월 공사비가 1조 원이 넘는 증산4구역 도심공공복합사업 등 다수 공공정비사업을 따냈다”며 “수주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가려는 조치”라고 했다.
(자료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 공공정비사업 컨설팅센터. 뉴시스
공공정비사업은 진행 속도가 더딘 재개발·재건축 지역을 공공 주도로 정비하는 사업이다. 공공재개발, 공공재건축, 도심복합사업 등으로 나뉜다. 시공사는 주민이 선정하며 준공 시 단지명에 LH 브랜드가 아닌 래미안, 아크로 등 민간 건설사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
공공정비사업은 2020년 문재인 정부 시절 도심 주택 공급 활성화 수단으로 발표됐다. 조합원이나 건설사 모두 정부 방침에 따라 사업 방향이 많이 바뀔 수 있어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최근 들어 공사비 인상 등 사업 환경이 악화하고 용적률 법적 상한이 1.2배에서 1.4배로 높아지며 인센티브가 강화되자 시장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은 공공정비 수주가 안정적인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수주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은 시공사가 조합에 사업비를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등 금융 부담을 져야 한다. 분양 이후 공사비·사업비를 회수해야 하는데 공사비 인상 등으로 사업 위험이 커졌다. 이에 반해 공공정비는 금융 부담이 적고 공사 진행에 따라 대금을 받아 받아 돈을 떼일 가능성이 작다.
공공정비 추진 현장이 늘면서 조직 개편 필요성도 높아졌다. LH에 따르면 시공자 선정을 앞둔 공공정비사업 현장은 32곳이다. 현재 공공정비 중 시장 관심이 가장 높은 유형은 공공재개발이다. 흑석2구역은 서울 지하철 9호선 흑석역 인근에 1012채 규모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2000채 규모가 넘는 성북구 장위9구역(2230채)과 양천구 신월7동 2구역(2228채)은 각각 현대건설·DL이앤씨 컨소시엄, ㈜한화 건설부문·호반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면서 일부 공공정비 현장에선 고급화 상징인 펜트하우스, 커튼월 룩(curtainwall look·콘크리트 외벽에 유리패널을 덧붙이는 구조) 설치도 거론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영등포구 신길1구역(1483채)은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 10대 건설사 3곳이 설명회에 참석해 경쟁 입찰을 예고했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공정비 현장이 민간 대비 공사비가 조금 낮아지더라도 마진율은 줄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당분간 공공정비 수주 움직임이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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