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경선 판도 급변…TV토론 후 바이든 지지율 10%P ↓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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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여성 카멀라 해리스, 2위로 성큼

가장 논란이 컸던 미국 교육 정책 중 하나인 강제 버스통학 제도(busing)에 2020년 대선의 민주당 경선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경선 후보 중 유일한 흑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지지율 2위로 올라선 반면, 중도성향의 백인 남성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1위를 유지하기는 해도 지지율이 크게 내렸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겠다는 일념으로 인해 민주당 표심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란 안전한 선택지로 쏠렸었다. 이같은 민심이 변화할지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된다.

1일(현지시간) CNN은 여론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민주당원 혹은 민주당 성향 무소속 유권자의 22%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의원이 17%로 뒤를 이었다.

이어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15%,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4%를 기록했다. 경선 출마자 23명 가운데 이들을 제외하면 5% 넘는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가 없었다.

지난 5월 CNN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10%포인트 떨어지고 해리스 의원의 지지율은 9%포인트 올랐다. 워런 의원도 8%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6~27일 이틀간 민주당의 첫 경선후보 TV토론회 직후 실시됐다는 점에서 판세 변화를 보여준다.

CNN은 해리스 의원의 지지율은 토론에서 보여준 인상 깊은 모습 덕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토론회 시청자의 46%는 해리스 의원을 토론의 승자로 꼽았다. 뒤이어 워런 의원(19%), 바이든 전 부통령(8%) 순이었다.
해리스 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둘째날 토론에서 주자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해리스 의원은 인종 분리주의 정책을 이끈 과거 의원들과의 협력 관계를 회상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발언을 거론했다.

해리슨 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1970년대 강제 버스통학 제도에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강제 버스통학은 백인과 유색인종을 통합 교육하기 위해 흑인 어린이를 백인 학교로, 백인 어린이를 흑인 학교로 버스에 태워 보내는 제도였다. 인종 간 통합 교육을 달성한다는 취지였지만 학생들이 집에서 먼 거리를 비효율적으로 통학해야 한다는 비판도 거셌다.

해리스 의원은 “매일 스쿨버스를 타던 캘리포니아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는 바로 나”라고 말했다.

그가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강제 버스통학 제도에 반대한 게 잘못이라는 데 동의하느냐”고 묻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나는 교육부가 (버스통학을) 강제한 데 반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해리스 의원의 절제된 토론 능력을 빛내주는 효과만 냈다.

1942년생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나이로도 공격당해 태생적인 약점을 노출해야 했다.

모순적이게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은 흑인과 노년층이다. 해리스 의원은 학위를 받은 백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8일 성인 1613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를 통해 진행됐다. 전체 표본오차는 ±3.0%포인트, 민주당원 혹은 민주당 성향 무소속 유권자의 표본오차는 ±4.7%포인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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