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총재 “미중 무역전쟁에 내년 세계 GDP 531조 원 손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6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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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강도 깊은 물처럼 건너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5일(현지시간) 일본 속담을 인용해 “모든 국가들이 ‘민감한 시기(delicate moment)’에 직면했다”며 “무역 긴장을 해소하고 더 높은 성장을 위한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회의를 앞두고 IMF 블로그에 올린 ‘세계 경제 성장을 방해하지 않고 돕는 법’이라는 글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이후 부과한 관세와 앞으로 예고한 관세가 모두 부과되면 내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는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 규모보다도 큰 약 4500억 달러(531조 원)의 손실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IMF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3%에서 6.2%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1일부터 10%에서 25%로 올렸다. 중국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수입품 600억 달러어치에 대해 관세를 5~25% 부과했다. 미국은 이달 말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추가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무역 긴장의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가장 최근 미·중 관세가 투자, 생산성, 성장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도 우려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중국 세계 경제가 최근 무역 긴장의 패배자라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며 “무역 장벽을 제거해 (세계 경제에) 해를 입히는 일을 피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IMF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중앙은행들이 양적 축소의 속도를 늦춘 덕분에 자본 흐름의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함께 내놨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3.3%에서 내년 3.6%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무역 갈등의 지속이나 격화, 무질서한 브렉시트, 중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는 경기 부양 조치 등을 경기 하방 위험으로 지목했다.

세계은행(WB)은 전날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1월 보고서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2.6%로 전망했다. 연초 예상보다 국제 무역과 투자가 약화되면서 성장이 둔화된 점을 반영한 조치라고 세계은행 측은 설명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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