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삶의질 높이지만 고용효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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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9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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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적고 건강상태 좋지만 취업 도움은 안돼
예비 결과 발표…실험 최종 결과 보고는 2020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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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가 일부 실업자들에게 무상으로 월 소득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실험의 예비 결과를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 결과 혜택을 받은 이들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소기의 목적인 취업이나 창업에는 큰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핀란드는 25세에서 58세 사이의 실업자 중 2000명을 무작위로 선별해 지난 2년간 취업 여부나 소득 규모와 상관없이 월 560유로(약 73만원)를 지급하는 기본소득 실험을 실시했다.

이 실험은 빠르게 자동화하고 있는 노동시장에서 국민을 보호할 안전망을 만들고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겠단 목표로 시작됐다. 실업급여 중단을 이유로 저임금 노동을 포기하는 일도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기본소득 실험을 주관하던 핀란드 사회복지국(KELA)은 기본소득을 지급받은 실업자들이 다른 대조군 구직자보다 평균적으로 취업 활동에 한나절을 더 투자했지만, 결과적으로 취업활동에서 특별히 더 나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 있었다. 민나 일리카노 켈라 수석연구원은 “기본소득을 지급받은 실업자들은 대조군보다 스트레스 증상을 덜 보였으며, 집중력을 발휘하는 데도 어려움을 덜 겪었고 건강 문제가 적었다”면서 “자신의 미래와 자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 더 자신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실험 대상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에는 도움을 주긴 했지만,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정책의 효과가 없어 핀란드 정부의 기대에 크게 어긋나는 결과였다.

스칸디나비아 지역 최대 은행인 노르데아방크ABP의 올리카르카이넨 이코노미스트는 “기본소득실험이 고용에 크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줄 알았다”면서 결과에 놀라움을 표했다.

피르코 마틸라 핀란드 사회사업복지부 장관은 “이번 기본소득실험에서 도입된 모델은 아무래도 실제 정책에 폭넓게 활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예비결과는 실험 첫 해에 나타난 수치만을 기준으로 한다. 2년간의 실험 내용을 모두 담은 최종 결과는 2020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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