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핀테크 모바일 결제기업 위챗페이 판웨이 글로벌사업 운영 총괄 인터뷰
마트서 직접 상품 스캔, 계산대 안 가도 돼… 앞으로 얼굴인식으로 물건 사게 될 것
유통의 전복(顚覆)적 변화 가져온 모바일 결제, 중국 정부의 역할은 혁신 장려
“중국 정부의 관리 감독은 (핀테크 산업의) 혁신을 장려하는 것입니다.”
27일 베이징(北京)에서 동아일보 인터뷰에 응한 중국의 대표적 핀테크 모바일결제 기업 위챗페이의 판웨이(範¤) 글로벌사업 운영총괄(35)은 ‘한국에서는 핀테크 산업에 대한 규제가 산업 발전을 막는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정부의 역할은 (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하고 새로운 것(산업)의 출현을 억제하지 않으며 (이를) 긍정적인 의도로 평가하고 합리적인 발전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e커머스(전자상거래)부터 온·오프라인연계(O2O) 산업, 공유산업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판 총괄은 젊은 나이이지만 위챗페이 글로벌사업 운영 책임자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임직원의 평균연령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위챗페이 모기업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회장은 47세다.
판 총괄은 “중국의 정책 결정자들은 산업 혁신자들에게 발전 과정의 잘못을 바로잡을 일정한 시간을 준다. 이는 (정책 결정자와 산업 혁신자 간의) 쌍방향 과정”이라며 “우리(위챗페이) 역시 관리감독 부서와 소통한다. 하지만 좋은 효과를 일으키는(양성·良性) 상호작용이다. 대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모바일결제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지 않았나?
“규제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는 정부와 깊이 있게 협력해왔다. 모두 중국에서 모바일결제가 더 발전하고 견고하며 안정적으로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더 많은 중국인들이 모바일결제를 누리기 위해 장애를 제거하고 발전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챗페이는 26, 27일 베이징에서 한국 신세계면세점 신라면세점, 일본 로손 한큐한신홀딩스그룹 등 협력 파트너사 고위 관계자들을 초청해 중국의 대표적 스마트소매 기업인 징둥(京東), 우메이(物美,) 메이르요우셴(每日優鮮) 등 ‘스마트소매 기업’ 현장을 참관하는 행사를 열었다. 스마트소매는 기존 소매기업과 인터넷, 모바일결제 기술의 결합을 가리킨다.
판 총괄은 “모바일결제의 혁신적인 방식은 고객의 상품 구매 경로, 데이터에 기초한 상품 유통, 매장 설계 등에서 전복(顚覆)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대형마트 등에서 물건을 산 뒤 계산대에서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우메이’에서는 생수를 사고 싶으면 위챗 응용프로그램(미니프로그램)으로 생수병의 바코드를 직접 스캔해 바로 결제하고 매장을 떠나면 된다.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설 필요가 없다. 이런 변화가 중국 스마트소매 기업의 전체 매장 설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이 왜 이렇게 발전하나.
“지난해 위챗페이 이용자와 상점 점유율이 이미 천장에 닿은 줄 알았다. 하지만 올해 이용자 수가 다시 빠르게 늘어났다. 갈수록 많은 곳에서 위챗페이를 사용하고 있고 그 소비 현장에 깊이 파고들어 해결 방안을 업그레이드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개인 자영업자가 매우 많다. 작은 상점, 구멍가게들이 현금이 필요 없고, 모바일결제가 그들 생활을 매우 편리하게 해준다는 걸 깨달았다. 올해 수많은 구멍가게들이 현금 결제에서 위챗페이로 바꿨다.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주류 산업들도 위챗페이로 고객과 연결되면 효율과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판 총괄은 중국의 맥도날드를 예로 들었다. “이전에는 매장에 도착해 주문했다. 줄을 길게 서지 않으려면 주문 받고 (주문 메뉴를) 만드는 직원들의 속도가 빨라져야 했다. 하지만 위챗 미니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맥도날드 근처에서 주문 결제한 뒤 매장에 도착해서는 (주문한 메뉴를) 가져가기만 하면 된다. 지금 맥도날드 매장에서 줄을 서 주문하는 사람이 매우 적어졌다.
―미래의 위챗페이는 어떤 모습일까.
”미래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지만 사람들이 위챗 계정을 갖고 있는 한 위챗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 단말기의 형식이 변할 것이다. 손목시계나 안경이 될 수도 있고 심지어 얼굴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은 모바일결제를 하려면 스마트폰으로 스캔이 필요하다. 하지만 앞으로 무인상점에서 스마트폰 없이 얼굴인식 등을 통해 상점이 직접 (구매 물건) 비용을 (위챗 지갑에서) 공제할 수 있다. 신용카드와 스마트폰이 없어도 차량번호를 위챗과 연결해 주차장을 떠날 때 자동으로 비용이 계산된다.“
판 총괄은 ”모바일결제의 가치는 이미 전통적인 결제를 넘어섰다. 자금의 유동이고 정보의 유동을 가져온다. 상품과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물리적 공간 (제약)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위챗페이 덕분에 돈의 왕래가 한마디 말처럼 간단해졌다. 이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결제는 지불 수단일 뿐 아니라 데이터다.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이용해 핀테크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미래사고의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위챗페이는 중국 외에 한국 일본 등 49개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다. 위챗페이 측은 한국의 경우 ”올해 위챗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지난해에 비해 300%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는 해당 국가를 여행하는 중국인이 현지에서 위챗페이를 사용하는 것에 한정된다.
―한국 등 모바일결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있나. 한국 은행이나 기업과 논의 중인가.
”현재는 없다. (다만) 개방적인 마음을 유지하고 있다. 현지의 모바일결제(시장)에 참여하고 조력하고 싶다.“
―위챗페이는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세계 각지의 수많은 상점에 확대돼 폭넓게 사용되는 것이다. 중국 여행객이 가는 모든 지역에서 위챗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더 큰 목표는 세계 많은 곳에서 중국 모바일인터넷(의 사용)을 실현하는 것이다. (많은 국가에) 우리 방식과 상품을 수출하기를 희망한다. 개인적으로는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 (진출) 기회가 클 것으로 본다. 카자흐스탄 등 일대일로(一帶一路) 참여 국가와 동유럽 등이 모바일결제에 관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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